‘5주택 이상’ 보유 16명중 15명, 산하기관-국립대 소속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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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 주택보유 전수조사]다주택 고위공직자들의 해명

중앙부처 1급 이상 고위공직자 655명 가운데 16명은 5채 이상 주택 보유자다. 이들 가운데 15명은 본부 소속이 아닌 산하 기관이나 국립대 소속 고위공직자였다.

○ 주택 8채 보유?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해 2월 부임한 이기성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은 주택을 8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상자 중 보유 주택이 가장 많았다. 지난달 22일자 관보에 따르면 이 원장은 본인 소유의 전북 전주시 복합건물 1채와 배우자가 소유한 서울 서초구 다세대주택 5채, 서울 송파구 오피스텔 1채, 경기 과천시 단독주택 1채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이 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0여 년 전 서울 방배동에 산 집(다세대주택)이다. 4층짜리 주택 맨 위층이 우리 집이고 나머지 층을 분할해 임대했다”며 “지난해 경기 과천시 별양동에 아내가 한 채 더 매입한 주택은 2층짜리고 역시 세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임대업을 하는 거라 내가 정확히 파악할 순 없지만 세입자와 우리 가족 합치면 얼추 8가구인 듯하다”고 설명했다.

○ “투기 목적 아니다” 해명


5채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 고위공직자들은 이날 한목소리로 “투기 목적으로 구입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서울 중구 아파트 분양권과 세종 및 경기 고양시 아파트 등 모두 6채의 주택을 보유한 유재영 한국철도공사 부사장은 이날 통화에서 “서울 중구 아파트는 (재산을) 공개할 때 분양권으로 돼 있었는데 현재 완공이 돼 지금 살고 있고, 세종시 아파트는 은퇴한 후에 살려고 사뒀다. 은퇴하면 서울 아파트는 매각을 하든 임대를 주든 할 예정”이라며 “다른 부동산도 자녀 등 가족이 살려고 준비해둔 것이지 투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재산 공개 때와 달리 현재는 5채라고 덧붙였다.

마찬가지로 6채의 주택을 소유한 외교부 소속 윤여철 전 대통령의전비서관은 “임대용으로 오피스텔과 다세대주택 조그만 것을 구입해 세금을 다 신고해서 관리하고 있다”며 “정식 임대 수입형이지 투기형이 아니다”고 말했다. 유 전 비서관은 올해 18억6561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 밖에도 6채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한 이중훈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이사장은 “자녀가 자기 수입으로 분양을 신청한 오피스텔 등이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승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장, 함승희 강원랜드 대표이사, 유구현 한국남부발전 감사, 김상운 대구지방경찰청장 등은 5채의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원장은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주택은 없다”고 했고, 유 감사는 “1채는 실제 살고 있고 1채는 세를 줬다. 1채는 고향 충북 청주에서 부모님 별세 후 상속받은 집인데 동생이 살고 있고, 또 한 채는 자녀가 살고 있는 오피스텔 같지만 나머지 한 채는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김 청장은 “독립 생계자인 자녀들의 집을 공직자 재산 신고에 넣는 바람에 생긴 일”이라며 “내 명의로 된 곳은 서울 아파트 1채뿐이며 아내 명의로 된 경기 남양주시 단독주택 2채는 오래전부터 주말농장용으로 활용해온 곳”이라고 해명했다.

○ 숨은 ‘주택 부자’ 국립대 고위공직자

장관급 대우를 받는 국립대 총장을 비롯해 국립대 소속 고위공직자들 중에서도 5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가 6명으로 적지 않았다.

정병석 전남대 총장과 김종호 서울과학기술대 총장은 각각 6채의 주택이 있다고 신고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을 신고한 정 총장은 “아파트 3채 중 2채는 결혼한 두 아들이 거주하고 있고, 경기 하남의 오피스텔 2채와 제주 호텔 분양권은 소아과 의사인 아내가 은퇴 후 수익용 재산으로 마련한 것”이라며 “6채 가운데 내 명의로 된 것은 1채뿐”이라고 해명했다. 김 총장은 “지금 살고 있는 다가구주택은 아내 명의로 돼 있고 부모님한테서 상속받은 다가구주택 1채는 내 명의로 돼 있다”며 “나머지 4채 중 3채는 장남, 1채는 차남 소유로 모두 결혼했다”고 설명했다.

5채의 주택 가운데 서울 오피스텔 2채가 포함된 나의균 군산대 총장은 “10여 년 전 매입해 1채는 지금은 결혼한 아들이 살고 있고 또 한 채는 전세를 내준 상태”라고 했다. 투기와는 무관한 ‘가족을 위한 주택’이라는 해명이다.

최재식 강릉원주대 교육부총장 등도 5채의 주택이 재산 목록에 들어갔다. 강원 강릉과 서울에 주택이 있는 최 부총장은 “은퇴 후 서울에서 살게 될지, 강릉에서 살게 될지, 아니면 오가면서 살게 될지 몰라서 양쪽에 구입해 놓은 것”이라고 했다. 5채의 주택이 있는 박익근 서울과학기술대 부총장은 “5채 중 1채는 이사하기 위해 이미 5월에 팔았고 6월에 등기가 이전됐다. 내 명의로 된 건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와 돌아가신 어머니로부터 상속받은 아파트 등 2채다. 1채는 아내 명의의 빌라, 나머지 1채는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상속해준 아파트로 동생과 아들 공동명의로 돼있다”고 설명했다.

송찬욱 song@donga.com·정임수·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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