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작년 파업 7년來 최다, 임금인상률은 최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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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손실일수도 사상최고 수준… 임금은 3.3% 오르는 데 그쳐

지난해 노사 분규가 급증하며 ‘근로손실일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노사가 합의한 임금 인상률은 2009년 이후 가장 낮아 노조가 임금을 올리려면 강경 투쟁을 해야 한다는 상식을 뒤집었다.

동아일보가 24일 입수한 ‘2016년 노사관계 실태 분석 및 평가’ 정부용역 보고서(한국노동연구원 이정희 부연구위원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사업장의 노사 분규는 총 120건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21건)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파업에 따른 근로손실일수(파업 참가자 수와 파업 시간을 곱한 뒤 하루 근로시간인 8시간으로 나눈 수치)는 무려 203만5000일로, 집계를 시작한 199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직후 노사 분규가 극심했던 1999년(145만2000일)보다 58만3000일이나 많다. 현대·기아자동차 등 대형 사업장의 파업이 많았고, 철도노조 등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공공부문 노사 분규가 급증한 탓이다.

그러나 가장 격렬했던 노조의 강경 투쟁에도 지난해 노사가 합의한 임금 인상률은 3.3%로 2009년(1.7%) 이후 가장 낮았다. 파업을 해도 임금 인상률이 떨어지는 ‘파업의 역설’이 빚어진 것이다. 이 부연구위원팀은 “저성장 시대에 따른 낮은 임금 인상이 추세로 굳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새 정부 들어 노사 분규는 잠잠한 편이다. 올해 7월까지 노사 분규는 58건, 근로손실일수는 13만1000일에 불과했다. 하지만 ‘폭풍전야’라는 지적이다. 이달 들어 진행된 현대·기아차의 파업이 집계에 반영되지 않았고, 31일 예정된 기아차 통상임금 선고와 국회에서의 노동 관련 법안 처리 결과에 따라 노조가 강경 투쟁으로 기울 수 있어서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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