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靑 압박에 ‘핀셋 증세’ 급물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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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목세율 인상 없다”던 김동연, 8월 첫째 주 법인세-소득세 인상안 발표
문재인 대통령 지시 11일만에 현실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법인세와 소득세를 포함해 명목세율 인상안을 다음 주 수요일(8월 2일)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그동안 명목세율 인상은 없다고 말해 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초고소득자 및 대기업을 중심으로 명목세율 인상 입장을 밝히고 문재인 대통령이 기재부에 안을 만들어 오라고 지시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대통령 지시 이후 11일 만에 정부 공식안이 나오는 셈이다.

민주당은 최근 과세표준 2000억 원을 초과하는 대기업에 대해 법인세 명목세율을 22%에서 25%로 높여 적용하는 구간을 신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득세에 대해서는 소득 5억 원을 초과하는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율 42% 과표 구간을 새로 만들고, 소득 3억 원 초과∼5억 원에 대해서는 소득세율을 38%에서 40%로 인상하는 내용을 뼈대로 증세를 요구하고 있다. 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해 ‘핀셋 증세’를 해 조세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재원을 마련하자는 의미다.

김 부총리는 명목세율 인상은 없다는 의견을 고수해왔다. 그는 지난달 15일 취임식에서 “명목세율 인상은 생각하지 않고 있고, 재정지출 구조조정 등 다른 수단을 최대한 동원하겠다”고도 했다. 이달 12일에는 “일부 조세감면이나 개편에는 들어가겠지만 적어도 명목세율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까지 말했다.

이런 변화의 원인에 대한 질문에 김 부총리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협의하면서 명목세율 인상 문제는 조세 감면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최대한 노력한 뒤 검토하려는 입장이어서 그렇게 말했다”고 답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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