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땐 응징” 北 창군일 겨냥 美항모-핵잠 동시 무력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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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미시간함 한반도 전개 이례적 공개
트럼프와 북핵 통화한 시진핑, “안보리 결의 위반행위 반대”
트럼프 “양국관계 훌륭한 토대 쌓아”… 아베와 통화선 “北 높은 수준 감시”


칼빈슨함의 한반도 해역 진입이 27, 28일경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군이 현존 최대 규모의 핵잠수함인 미시간함의 한반도 전개 사실을 먼저 공개한 것은 북한에 대한 초강경 경고장으로 풀이된다. 칼빈슨함이 항모 작전 반경인 1000여 km 내에서 북한을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데 이어 토마호크 미사일 등으로 북한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직접적인 공격 전력인 핵잠수함이 북한 코앞에 있다는 사실을 알림으로써 도발 시 즉각 압도적인 전력으로 응징당할 수 있음을 주지시킨 셈이다.

군 관계자는 24일 “통상 핵잠수함은 핵항모와 전단을 이뤄 함께 활동하는 만큼 칼빈슨함과 함께 입항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미군이 잠수함을 먼저 보낸 것”이라며 “한반도 안보 상황이 그만큼 엄중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인민군 창건 기념일인 25일 입항하는 미시간함은 이례적으로 물 위로 부상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 등은 미시간함 입항 행사를 공식적으로 진행하진 않지만 부상하는 것 자체가 공식 행사이자 입항 사실을 대대적으로 공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미군 핵잠수함은 북한 잠수함 기지 인근에서 수중 작전을 하며 잠수함 출격 여부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징후 등을 은밀히 탐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물 위로 떠올라 잠수함이 작전 중인 사실을 드러내 놓고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군 소식통은 “미시간함은 부산항에 입항한 이후 우리 해군과 함께 해군 전력을 총동원해 해상 무력시위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의 초고강도 도발을 할 경우 바로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최고수위의 경고장인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잇따라 통화하고 북핵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두 정상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하며 북핵 문제를 논의했으나 하루에 두 정상과 연쇄 통화를 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북핵 문제에 긴밀히 대응하기로 했다고 관영 중국중앙(CC)TV가 전했다. 시 주석은 통화에서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행위를 결연히 반대하며 동시에 유관 각국은 자제를 유지하고 한반도를 긴장시키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해 매우 만족스럽다”, “중국 인민에 대해 존경심이 가득하며 미중 양측은 중대한 의제에 대해 소통과 조율을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시 주석에게 좀 더 적극적인 북핵 대응을 주문했다. 이날 AP통신 인터뷰에서 “시 주석은 (북한의) 많은 석탄 배를 돌려보냈다. 전에 없던 일”이라며 “미중 관계에 훌륭한 토대가 생겼고 미국을 위해 엄청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부르면서 시 주석이 북한 문제를 풀었으면 좋겠다는 논리는 작동하지 않는다”며 미중 간의 북핵-무역 이슈 빅딜론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의 통화에선 양국이 북한에 대해 높은 수준의 경계 감시를 유지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함께 대응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는 것을 말과 행동으로 보여 준 트럼프 대통령의 자세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연계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워싱턴=이승헌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트럼프#북핵#핵잠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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