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경제정책 배신한 강남좌파” “홍준표, 대기업 이익대변 낡은 보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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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TV토론]홍준표-유승민 ‘보수 적통’ 난타전

《 13일 열린 대선 후보 첫 TV토론에서 5명의 후보는 주요 공약은 물론이고 네거티브까지 총동원해 불꽃 공방을 펼쳤다. 특히 이날은 과거 한 지붕 아래 있었던 후보들 간의 난타전이 이목을 끌었다.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에 함께 있었던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옛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출신인 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격하게 맞붙었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고 홍 후보와 유 후보는 ‘보수 적통’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유일한 여성 후보인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도덕성을 집중 겨냥해 강하게 비판했다. 》
 

홍준표
대선 양강 구도에 갇혀 지지율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수 진영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 후보는 13일 TV토론에서 원색적인 표현을 섞어가며 설전을 벌였다. 보수 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대선 결과에 따라 누가 ‘보수 적통’인지 가늠할 수 있는 보수 진영 내부의 복잡한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포문은 홍 후보가 열었다. 홍 후보는 유 후보를 겨냥해 “유 후보의 공약이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공약하고 비슷해 깜짝 놀랐는데 (유 후보가) 우파라고 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유 후보가 정책적 배신을 하고 ‘강남좌파’가 됐다고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 후보가 2007년 박근혜 대선 후보 캠프에서 정책공약팀장을 맡았을 때 ‘줄푸세(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법질서 세운다)’ 공약을 내놨으면서 이번 대선에선 개혁적인 경제 공약들을 쏟아내며 말을 바꿨다는 얘기다.
 

유승민
그러자 유 후보는 발끈하며 “홍 후보가 ‘극우수구’라는 주장에 동의 안 하는 것처럼 내가 강남좌파라는 의견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줄푸세는 내가 한 공약이 아니다. 나는 당시에도 세금 줄이는 공약을 반대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유 후보는 “누구보다 뼛속까지 서민이라고 주장하는 홍 후보는 재벌과 대기업 이익을 대변하는 정책 등 낡은 보수가 하던 정책을 계속 고집하고 있다”며 “그런 정책으로는 보수가 앞으로 설 땅이 없다”고 받아쳤다.

이번에는 유 후보가 역공에 나섰다. 그는 “홍 후보가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겠다’고 했는데 국민들은 ‘홍 후보도 세탁기에 넣고 돌려야 한다’고 이야기한다”고 꼬집었다. 홍 후보가 최근 “내가 집권하면 좌파 우파 할 것 없이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려 새로 시작하겠다”며 적폐청산을 언급한 것을 겨냥해 ‘홍 후보도 청산 대상’이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나는 세탁기 들어갔다 나왔다. 다시 들어갈 일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 “세탁기에 갔다 왔다는데 고장 난 세탁기 아니냐”며 “경남도지사 하면서 피의자로 재판 받으러 다녔으면 경남도민에게 석고사죄하고 사퇴해야 할 분이 ‘꼼수사퇴’해서 도민의 참정권까지 가로막는 건 너무 파렴치하다. 양심이 있어야 할 것 아니냐”고 맹공을 퍼부었다.

토론이 끝날 무렵 홍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유 후보와 바른정당에 씌워진 ‘배신자 프레임’을 거론하며 유 후보를 향해 “정책적, 인간적, 정치적 배신을 했다. 배신자 이미지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고 공격했다. 유 후보는 “헌법재판소는 박 전 대통령이 국민의 신임을 배신했다고 판단했다”며 “스스로 모래시계 검사라고 말하는 홍 후보가 나를 진짜 배신자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박했다.

토론 직후 홍 후보는 “할 말 하고 왔다. 이제 맹렬하게 숨은 민심을 위해 갈 것”이라는 반응이었다. 유 후보는 “불법 정치자금 뇌물사건으로 대법원 재판을 기다리는 홍 후보가 ‘세탁기’ 운운하는 것은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비판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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