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중2, ‘마라톤 로드맵’을 짜라

  • 입력 2009년 10월 12일 05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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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목표는 대입… 구체적 장기목표 세우는게 더 현실적
적성 맞춰 선택과 집중… 수능대비 차근차근 심화학습을

《“저는 제가 이과 적성이라고 확신했어요. 그런데 부모님께서 바라시는 대로 외고 준비를 했죠. 그때부터 수학, 과학 공부는 소홀해졌어요.”

서울의 한 인문계 고등학교 1학년 정모 군(16)은 부모의 권유로 특목고 입시를 준비했다가 떨어져 일반고에 진학했다. 문제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외고를 목표로 하는 바람에 수학과 과학과목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

일반고에 진학한 정 군은 본래 적성대로 이과에 진학했지만 한 학기 동안 적응을 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입학해 치른 첫 중간·기말고사에서 수학, 과학을 망쳐 평균점수를 깎아먹고 크게 실망했다. 정 군은 “차라리 이과 적성을 살리면서 내신관리를 했으면 중학교 때처럼 상위권을 유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때 중장기 학습 로드맵을 제대로 세우지 않아 후회하는 학생이 많다. 학습의 기초를 쌓을 중학생 때 장기적인 목표를 염두에 두지 않고 계획을 세우는 바람에 주요과목의 기초·심화학습 기회를 놓치는 경우다. 대학진학을 최종 목표로 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면 지금 나 자신이 어떤 공부에 집중해야 하는지가 분명해진다.

중장기 학습 로드맵의 필요성과 다양한 선택에 따른 대비 전략을 알아보자.

내신 성적으로 특목고 진학 가능성을 확인하라

특목고 입시를 앞두고 일부 학부모는 무분별한 학원, 인터넷 정보를 믿고 지나친 경쟁을 벌인다. “안 하는 것보다야 낫지 않겠느냐”는 마음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고 학습을 시켜 자녀를 혹사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성과 없는 경쟁은 무의미하다.

중학교 2학년은 ‘선택과 집중’의 시기다. 1학기 성적으로 내신 백분위를 확인하면 남은 3개 학기 동안 특목고에 진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가능성이 있다면 내신 성적을 관리하는 데 최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가능성이 낮은 경우 내신을 지나치게 신경 쓰기보다는 과목별 심화학습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 특목고에 합격할 만큼의 최상위권 내신 성적을 지키려면 학교공부에 굉장히 많은 시간을 쏟아야하기 때문이다. 반면 일반계고 진학을 염두에 둔다면 자녀가 관심 있는 과목에 집중하도록 해 적성을 발굴하는 것이 우선이다.

서울지역 369개 중학교의 2학년 12만2192명의 내신을 단순하게 비율로 계산해 특목고 합격 가능성을 예측한 표다. 지역 제한이 생긴 2010학년도 특목고 입시에서 서울에 사는 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특목고 모집인원은 4139명이다.

현재 중학교 2학년 전체 학생을 내신 백분위별 인원으로 계산했을 때 내신 1%인 학생은 1222명이다. 특목고 모집인원이 4139명이니 특정학교를 고집하지 않고, 다른 평가 없이 내신 성적만을 기준으로 삼았을 경우 내신 1%인 학생이 특목고에 합격할 가능성은 100%다. 내신 7%인 학생은 서울 전체에서 8553명이므로 합격 가능성은 48%로 낮아진다.

2010학년도 서울지역에서 지원 가능한 특목고의 모집정원이다. 과학영재학교와 자립형사립고, 과학고와 외고의 정원을 모두 합해도 5000명을 넘지 않는다.

가능성이 적은 특목고 입시에 대한 집착을 버리면 대입이란 최종 결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특목고에만 매달리는 다른 학생에 비해 유리한 조건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즉, 중학교 2학년 때쯤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 등 구체적인 진로를 결정하고 준비해야 한다.

일반고 진학 시 국어·영어·수학 기초체력 기르기

특목고를 준비하지 않는다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일반고를 선택했다면 장기적으로 수능을 목표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 수시모집의 기회가 점차 늘고 있지만 아직 대입에선 수능 성적이 당락을 좌우한다.

수학은 용어와 정의의 개념을 확립하고 기본개념을 적용해 풀 수 있는 문제를 풀면서 ‘기초체력’을 쌓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제나 풀이법을 통째로 외우는 식의 공부는 절대 안 된다. 중학교 때부터 △기본개념 정리 △개념적용 문제풀이 △심화완성 및 새로운 유형의 문제 풀이 순으로 차근차근 기초를 쌓아야 한다.

수능에 출제되는 영어 독해는 언어영역 문제와 거의 흡사하다. 글의 요지를 파악하고 글의 순서를 재구성하면서 글을 정확히 읽는 능력을 측정한다. 중학생 때는 교과서를 비롯한 영어지문을 정확히 이해하면서 독해의 감(感)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미리 요령으로 문제풀이를 익히는 것은 옳지 않다.

국어는 교과내용과 연계된 책을 읽거나 신문을 꾸준히 보면서 글을 파악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과 vs 이과, 선택은 중학생 때

우리나라 대부분의 중학생은 수학, 영어 할 것 없이 모든 공부를 하고 있다. 뚜렷한 목적 없이 수학 선행학습은 필수, 공인영어인증시험 열풍에 휩쓸려 토플(iBT) 시험 준비는 기본이다. 특목고 수준에 맞는 전 과목 내신 준비와 함께 비교과 활동에서 가산점을 받기 위해 봉사활동에도 신경써야 한다.

이때 중장기 로드맵을 정하면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다. 선택한 것에 집중하면 성공할 가능성도 높다.

중학교 때 자신이 문과 적성인지 이과 적성인지 짚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공부할 과목과 내용에 차이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입학사정관제 등 새로운 입시제도에서 진로를 미리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은 여러모로 유리하다.

학생들은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시간이 많지 않다. 학부모가 자녀와의 대화로 관심 있는 분야를 파악하고 진로를 제안해 스스로 고민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문과로 진로를 결정했다가 이과로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다. 수 2, 과학 등 공부할 것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미리 여러 요소를 고려해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문과를 결정한 학생은 이과와 달리 진도나 선행학습에 대한 부담이 적다. 개념을 꼼꼼히 문제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수학공부를 하는 것이 좋다.

이과를 선택했다면 평소 다양한 주제의 영어지문을 읽는 연습을 해보자. 문제풀이보다는 글의 정확한 해석에 초점을 두고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해웅 ㈜타임교육 하이스트 대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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