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0대 한국여성, 온두라스 감옥에

  • 입력 2009년 10월 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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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동료 변사사건 연루
인터폴, 8월 이집트서 체포

한 한국 여성이 중미 온두라스에서 네덜란드인을 살해한 혐의로 국제형사경찰기구인 인터폴의 적색수배를 받아 체포돼 온두라스의 교도소에 수감 중인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적색수배는 인터폴의 5단계 수배 유형 중 가장 높은 단계다.

외교통상부와 경찰청 등에 따르면 한모 씨(26·여)는 지난해 8월 22일 온두라스의 로아탄 섬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지난달 말부터 로아탄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스킨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을 따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온두라스에 머물던 한 씨는 지난해 8월 자신의 집에서 영국 및 호주 국적을 가진 댄 로스 씨(31), 네덜란드인 마리스카 마스트 씨(사망·당시 23세·여)와 술을 마셨다. 이후 잠을 자던 한 씨는 로스 씨가 도와달라고 소리치는 것을 듣고 화장실에 가 보니 마스트 씨가 쓰러져 있었다고 온두라스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씨 등은 마스트 씨에게 심폐소생술 등을 실시하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숨졌다. 처음에 온두라스 경찰은 마스트 씨가 살해된 것으로 보고 유력한 용의자로 로스 씨를 구속했으나 혐의를 입증하지 못해 풀어줬다. 당시 한 씨는 증인으로 법정에 나가 로스 씨가 살해된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증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 씨는 다이빙 강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한 달여 동안 온두라스에 더 머물렀고, 한국에 돌아왔다가 올해 2월부터는 이집트에서 다이빙 강사 생활을 했다. 하지만 한 씨는 8월 이집트에서 출국하려다 공항에서 체포돼 온두라스로 보내졌다. 온두라스 경찰이 사망자 부검 결과 시신에서 타살의 증거가 나왔다며 한 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렸던 것. 경찰청 관계자는 “한 씨가 온두라스를 출국한 뒤 나온 부검 결과가 한 씨의 증언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현지 경찰이 한 씨를 살인 공범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2차례 심리를 한 결과 정식 재판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 온두라스의 사법제도에 따라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주온두라스 한국대사관에서는 한 씨가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온두라스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고 한 씨가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씨의 언니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동생은 온두라스에서 일어난 사건을 단순한 사고로만 생각해 다 끝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잡혀갔다”며 “동생은 살인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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