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PD수첩 美현지 취재경위 조사

  • 입력 2009년 4월 7일 02시 54분


“빈슨 사인은 위 절제수술 후유증 가능성 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전현준)는 MBC ‘PD수첩’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실제보다 부풀려 왜곡 보도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방송 내용 중 미국 현지 촬영분의 취재경위를 확인 중이라고 6일 밝혔다.

검찰은 이를 위해 미국 현지에서 김보슬 PD와 동행하면서 취재 일정을 조율하고 인터뷰 대상자 섭외를 도운 교포 여성의 신원을 확인해달라고 주미 한국대사관에 요청했다. 이 여성은 김 PD가 미국 워싱턴에서 무역대표부와 동물보호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 관계자를 인터뷰하는 장면이 방송될 때 잠시 얼굴이 화면에 비쳤다. 검찰은 PD수첩 제작진이 촬영원본 제출 및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어 취재 당시 상황을 상세히 알고 있는 이 여성을 통해 김 PD의 취재 경위를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검찰은 이날 PD수첩이 인간광우병(vCJD)으로 숨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던 미국 여성 아레사 빈슨의 사인이 위 절제 수술 후유증으로 인한 ‘베르니케 뇌병변’임을 비공식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빈슨의 어머니가 오랜 시간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딸이 위 절제 수술을 받은 뒤 어떤 증상을 앓았는지 설명했는데도, PD수첩은 그 같은 내용을 방송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PD수첩 제작에 참여했던 번역가 정지민 씨도 지난해 7월 “(빈슨이 입원했던) 메리뷰 병원이 위 절제 수술 후유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빈슨에게 비타민 처방을 계속했는데도, PD수첩이 사인을 vCJD로 몰아가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고의적으로 뺐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씨는 당시 “만약 사인이 베르니케 뇌병변이라면 PD수첩은 쇠고기는커녕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 계열 근처에도 가지 않았을 병을 vCJD로 몰아간 것”이라고 지적했었다.

한편 PD수첩 측은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터 빈슨처럼 젊은 여성이 위 절제 수술을 받은 이후 그렇게 짧은 기간에 CJD에 걸릴 가능성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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