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건설사 중 24곳 대주단 협약 가입 신청”

  • 입력 2008년 11월 25일 03시 00분


건설사들 막판까지 눈치 작전

예상했던 50~60곳보다 적어

금융위 “지원과 구조조정 병행

■ 어제 1차 마감

100대 건설사 가운데 24개 건설업체가 대주단(채권단) 협약 1차 마감일인 24일 협약에 가입을 신청했다. 일단 물꼬가 트임에 따라 가입을 망설이던 업체들이 뒤따르는 사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중견-중소업체 신청 계속 받아

전국은행연합회는 1차 마감인 이날 오후 9시까지 100대 건설사 중 24개 건설사가 가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한 시중은행의 부행장은 “당초 이날 50∼60개가 가입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한국주택협회 등이 주도한 ‘단체 가입’이 무산되면서 건설사들이 마지막까지 눈치작전을 벌이는 바람에 가입 기업 수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은행연합회 측은 “이날은 대개 우량 업체들이 신청했기 때문에 이들 업체는 대주단 협약에 가입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1차 마감을 했지만 주채권 은행들은 100대 건설업체와 그 이하 중견·중소 건설사의 대주단 협약 가입 신청을 계속 받을 방침.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1차로 대주단에 가입하는 업체에 대해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의 보증 확대, 펀드를 통한 미분양 아파트 우선 매입,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CBO) 우선 편입 등의 차별적 혜택을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 10대 건설사 대부분 신청 안해

상황이 이렇게 급변했지만 10대 대형 건설사는 이날 대부분 가입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능력 평가액 기준 3위인 현대건설은 대주단에 가입하지 않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확정했다. 삼성물산(2위) 포스코건설(6위) 현대산업개발(7위) 롯데건설(8위) SK건설(9위) 등은 가입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상위권 업체들은 자금 사정이 그렇게 나쁘지 않은데도 대주단 가입으로 상황이 안 좋은 것으로 잘못 알려져 대형 해외공사의 수주경쟁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데도 가입을 꺼리는 건설업체가 적지 않다. 일부 건설업체는 회사의 내부 사정이 은행권에 훤히 밝혀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견 건설업체의 관계자는 “일부 기업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은행이 기업의 재무상황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소유주와 관련된 비밀이 노출되는 것이다. 기업의 이익과 소유주의 이익이 충돌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 가입 독려 때와 달라진 분위기

은행연합회는 이날 24개 건설업체의 가입 사실을 밝힌 보도자료에서 “대주단 협약에 들어오더라도 불가피한 경우 워크아웃 적용 등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도 “협약에 가입한 건설사라 해도 은행이 무조건 지원만 해줄 수는 없는 것”이라며 “지원과 구조조정을 병행한다는 것이 금융위의 일관된 방침”이라고 말했다.

17일 이후 대주단 가입 때 불이익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건설업체의 가입을 독려할 때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일단 건설업체들의 가입이 시작됐고, 이날 가입하지 않은 건설업체들의 가입이 잇따를 것으로 보이는 등 대주단 가입 문제가 일단락된 만큼 건설업체의 구조조정 역시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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