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또하나의 실험 ‘공동學科’

  • 입력 2008년 11월 1일 02시 59분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국내 첫 관련연구소-병원 함께 운영

“기능 융합” 내년9월 시작

참여기관 독자 강의 개설

공동연구로 시너지 효과

KAIST가 학문 시너지 효과를 위해 과감하게 울타리를 걷어냈다.

KAIST는 바이오 및 뇌과학 분야 연구 및 인재 양성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KAIST 생명과학대 바이오 및 뇌공학과를 다른 대학 연구소 및 병원 등과 공동으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10월 30일 KAIST 정문술 빌딩에서 뇌과학 국제세미나 직후 열린 학과 공동 운영을 위한 토론에서 조장희(가천의과대 교수) 가천뇌과학연구소장, 신희섭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경과학센터장, 고재영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소장 등은 이 학과의 공동 운영에 참여하기로 약속했다.

여러 기관이 학과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 있는 일로 ‘기능 간 융합’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아이디어는 뇌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북아메리카뇌학회장을 지낸 미국 에머리대 신경생물학과 데니스 최 교수가 냈다. 학과 공동 운영이 이 분야의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 KAIST 서남표 총장은 직접 미국을 방문해 최 교수에게 도움을 청했고 31일 그를 KAIST 초빙특훈교수로 임명했다.

이에 따라 최 교수는 미국 내 공동 학과 모델인 에머리대와 조지아공대 생명공학과의 경험과 노하우를 제공할 예정이다.

바이오 및 뇌공학과는 이미 설립돼 있지만 앞으로는 이들 기관이 참여해 각자 장점이 있는 분야의 과목을 개설하고 공동으로 연구하며 교육할 예정이다. 법적 제도적 준비 단계를 거쳐 내년 9월부터 공동 운영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KAIST 이광형 교무처장은 “바이오 및 뇌공학과는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이 사재 300억 원을 기부해 만들어진 학과”라며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연구소와 병원 등의 의견을 존중해 커리큘럼을 짜고 연구와 교육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현재 한국의 일부 뇌 연구자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수가 너무 적어 국제적으로는 구멍가게 수준이기 때문에 연구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기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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