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국수협 94곳중 49곳 자본 잠식

  • 입력 2008년 10월 2일 03시 26분


7곳 회생 불능… 완도군수협은 사실상 청산키로

전국의 94개 일선 수협 중 절반이 넘는 49곳이 자기자본이 출자금에도 못 미치는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32곳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이며 조합 한 곳의 자본잠식 규모가 많게는 1000억 원대에 이르는 수협도 있다.

동아일보 산업부가 수협중앙회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1일 입수한 ‘2003∼2007 수협 회원조합 자기자본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49개 수협이 자본잠식 상태(완전 자본잠식 32개 수협 포함)로 확인됐다.

특히 완도군수협, 근해안강망수협, 부산시수협, 장흥군수협, 해남군수협 등 8개 수협은 자기자본이 100억 원 이상 마이너스였으며 완도군수협은 자기자본이 마이너스 1012억 원이나 돼 부실 규모가 가장 컸다.

이처럼 부실 조합이 많은 탓에 전체 일선 수협 94곳의 자기자본을 모두 합해도 633억 원 마이너스 상태였다. 이는 일선 수협이 자체 결산한 것을 수협중앙회가 취합한 것으로 회계법인이 실사(實査)를 하면 경영 상태가 더 나쁘게 나올 수도 있다.

일선 수협은 지구별, 업종별로 설립된 조합들로 수협중앙회의 금융사업을 하는 수협은행과는 다르다. 지난해 말 기준 일선 수협 조합원은 16만9920명, 직원은 5491명이다. 정부는 2002년 일선 수협들에 대한 경영진단을 하고 지난해까지 부실 수협에 대해 공적자금 2516억 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완도군수협, 강진군수협 등 20곳은 자기자본이 더 감소했다.

농림수산식품부 당국자는 “완도군수협 등 부실 수협 7곳은 회생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지난달 결론을 내렸다”며 “완도군수협은 다른 지역 수협으로 계약을 넘기는 ‘계약이전’, 나머지 6곳은 합병 형태로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다만 이들 7개 수협의 구조조정을 해도 예금자의 원금과 이자는 액수와 관계없이 보호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기획재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대로 완도군수협에 대한 계약이전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중으로 완도군수협에 대한 사실상의 청산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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