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 하루만 맡겨도 고금리” 덥석 먹으면 다쳐요

  • 입력 2008년 8월 12일 03시 01분


CMA(자산관리계좌) 콕 집어 골라먹자

《‘하루만 맡겨도 *.**%의 이자 지급.’

요즘 증권회사들은 자산관리계좌(CMA)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금리 경쟁을 하고 있다. 이자율이 너무 빨리 올라 “저렇게 경쟁하다가 증권사들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어찌됐든 높은 이자를 준다니 고객에게는 좋은 일이다. 거기에다 맡긴 돈을 언제든지 찾을 수 있다는 매력도 있어 요즘 같은 증시 침체기에 일정 기간 자산을 묻어 두는 용도로는 최적의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공짜 점심’은 없는 법.

CMA도 금리 조건 등 약관을 꼼꼼히 살펴보지 않고 가입하면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

○ 최고금리, 맹신은 금물

CMA의 가장 큰 매력은 고금리 상품이면서도 언제든지 돈을 입출금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하지만 모든 상품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증권사들이 광고하는 최고금리를 받기 위해선 일정 기간 돈을 인출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신증권의 CMA는 최고금리가 연 5.45%다. 그러나 이는 약 6개월(181일) 이상 자금을 인출하지 않았을 때만 적용되는 금리다. 6개월 이상 자금 예치 약정을 해놓고 중간에 돈을 인출할 경우 그 금액에 대해서는 이자율이 약 1%포인트 깎이는 ‘페널티’ 규정이 있다. 만약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면 연 5.25%의 수시입출금식 CMA에 가입해야 한다.

삼성증권도 1년 예치 약정을 맺으면 CMA 금리가 5.8%까지 올라가지만 약정을 깨고 1년이 되기 전에 돈을 찾으면 인출 시점에 따라 이자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 언제든지 돈을 찾고 싶은 투자자는 5.35%짜리 자유형 CMA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 밖에 한화증권이나 현대증권 등 증권사 대부분의 CMA도 자금예치 기간에 따라 이자율이 다르게 설계돼 있다.

자금예치 기간 등 약관을 잘 살펴보지 않고 ‘최고금리가 몇 %’라는 광고만 믿고 덥석 가입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 오래 묻어두기엔 적절치 않아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증권사들도 일제히 CMA 금리를 올렸다. 이때 증권사에 따라 기존 고객들에게 자동으로 인상된 금리를 적용해 주는 곳도 있지만 고객들이 직접 자금을 인출했다가 다시 입금해야 되는 경우도 있다.

한국증권업협회 이창화 과장은 “요즘처럼 금리가 오를 때는 자신이 가입한 CMA가 이 중 어떤 경우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리가 올랐다고 해서 무조건 자금을 인출하고 재입금해서는 안 된다. 일정 기간 자금예치 약정이 돼 있는데 그 기간에 돈을 찾는다면 페널티를 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오래 묻어둘수록 높은 이자를 준다고 해서 자신의 유동자금을 무작정 CMA에만 고이 모셔두는 것도 좋지 않다. CMA는 어디까지나 마땅한 투자처가 없을 때 이용하는 대기성 계좌에 불과하다. 애초부터 1년 이상 돈을 묻어둘 생각이라면 CMA보다는 이자율이 높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을 찾는 편이 낫다. 증권사의 CMA는 예금자보호대상도 아니다.

CJ투자증권 천세열 차장은 “CMA는 소액 자금을 수시로 입출금해야 할 때 거래 계좌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증권사에 따라 수익률과 서비스, 수수료 등이 조금씩 차이가 있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골라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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