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7주년]‘재교육’ 참여 북유럽 절반도 안돼

  • 입력 2007년 3월 31일 0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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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규(56)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늦깎이 대학생이다. 그는 1974년 서울대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미시간대에서 ‘원자력 안전성’에 관한 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 원장은 2004년 한국방송통신대 중어중문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중국의 거대한 원자력 시장을 개척하려면 중국 문화와 중국어를 익혀야 한다는 점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해 중국어 연설문을 혼자 작성할 수 있게 됐다.

지식이 경쟁력을 결정짓는 지식기반사회에선 일생 동안 능력을 어떻게 개발하느냐가 국가 경쟁력의 관건이 된다. 20대 초반에 받은 대학 졸업장만으로 직장을 얻고 부를 쌓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선진국들은 평생학습 및 재교육 기회 확대를 국가 전략으로 삼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5∼64세 성인의 평생학습 참여율을 10% 이상 높이는 정책을 펴고 있다. 미국은 대학의 문턱을 낮춰 사회인에게 평생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본은 지역사회와 연계해 평생학습마을 만들기 운동을 추진 중이다.

한국의 평생학습 체제는 걸음마 수준이다. 2003년 덴마크와 스웨덴의 평생학습 참여율은 각각 56.2%와 51.9%지만 한국(2004년)은 23.4%에 불과하다. 35세 이상 성인의 대학 재학률은 한국이 2.9%로 미국(16.4%) 영국(22%) 뉴질랜드(23.9%)에 비해 크게 뒤진다.

47개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은 대부분 재정이 열악하고 교육과정 개발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한다. 대학과 사회단체, 기업 부설의 평생교육시설은 취미·교양 프로그램 위주다.

한국디지털대 김중순 총장은 “노년층과 주부층에게 취미나 교양 교육만 제공할 게 아니라 사이버대학 등을 통해 재교육 기회를 늘려 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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