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여부를 따져보는 ‘양도논법’
‘비둘기집의 원리’로 규명해보길
□ 집합과 논리(2)
*다음 제시문을 읽고 논제에 답하시오.
(가) 양도논법(兩刀論法)이라 함은, 기본적인 집합의 연산법칙 A∪AB=U 등과 사실상 같은 얘기다. 가령 다음 두 진술이 모두 참이라 해 보자.
① 만약 갑이 범인이라면 을도 범인이다.
② 만약 갑이 범인이 아니라면 을이 범인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갑이 범인인지 아닌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즉, 갑이 범인이건 아니건) 을이 범인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이렇게 따지는 것을 논리학에서는 양도논법이라고 한다.
이 논법은 수학적 사실을 증명할 경우에도 상당히 많이 사용된다.
예를 들어, ‘제곱수 n2을 4로 나눈 나머지는 반드시 0 또는 1이 된다. (단, n은 자연수)’라는 명제를 증명한다고 하자. 우리는 이런 명제를 증명할 경우 n이 홀수일 때와 짝수일 때로 나누어 계산하면 쉽게 증명할 수 있다. 즉,
n=2k+1⇒n2=4k2+4k+1이며, n=2k⇒n2=4k2이다. 임의의 자연수는 홀수이거나 짝수이거나 할 테니까, 이렇게 나누어 증명한다고 하더라도 전혀 일반성을 잃지 않게 된다.
(나) n개의 비둘기집에 n+1마리 이상의 비둘기가 들어갔다면, 두 마리 이상의 비둘기가 들어간 비둘기집이 적어도 하나 있다. 이것은 ‘비둘기집보다 비둘기가 더 많으면 적어도 한 집에는 두 마리 이상 들어 있다’라는 것으로 비둘기집의 원리라 부른다.
실제로 문제풀이에 많이 쓰이는 경우는 ‘n+1마리의 비둘기가 n개의 비둘기집에 들어가려면 적어도 한 집에는 두 마리 이상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모든 집에 한 마리 이하가 들어간다면 비둘기의 총수는 n마리 이하이므로 처음에 생각한 n+1마리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원리를 디리클레의 서랍 원리(Dirichlet drawer principle)라고도 한다.
이런 비둘기집의 원리는 다양한 주제에서 풀이의 해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 예로 머리카락의 수가 같은 사람이 지구상에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 비둘기집의 원리를 이용하여 설명해보자.
사람의 머리카락은 보통 15만 개를 넘지 않기 때문에, 특이하게 머리카락이 많은 사람을 가정하더라도 100만 개 이상의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전 세계 인구는 60억 명 이상이기 때문에, 머리카락 0개 가진 사람이 한 명, 머리카락을 1개 가진 사람이 한 명… 이런 식으로 헤아려가다 보면, 모든 사람의 머리카락 수가 다르다고 할 경우, 100만 명 정도 헤아릴 수 있고, 이를 넘어서면 어쩔 수 없이 같은 머리카락 수를 가진 사람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즉 비둘기집의 원리에 따라 같은 수의 머리카락 수를 가진 사람은 반드시 존재할 수밖에 없다.
□ 논제
<논제1>
갑, 을, 병, 정, 무 다섯 사람은 도둑질을 하다 잡혔다. 하지만 이 중에 진범은 한 명뿐이고, 나머지 사람은 그저 방조한 것에 불과했다. 그래서 취조를 하여 다음의 진술들을 얻어냈다.
갑: 내가 진범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은 거짓말이다.
을: 진범은 ‘무’이다.
병: 나는 진범이 아니다.
정: 진범은 ‘갑’이다.
무: 진범은 ‘정’이다.
이 중에 한 사람만이 진실을 말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때, 진실을 말한 사람은 누구이며, 진범은 누구인지 제시문 (가)의 원리를 이용하여 설명하시오.
<논제 2>
‘오래살기 운동본부’의 세미나에 200명이 참석을 하였다. 이 사람들은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포함되도록 참석자들을 초대하였다. 이 사람들 중에는 나이가 같은 사람들이 반드시 존재하게 된다. 그 이유를 제시문 (나)의 원리를 이용하여 설명하시오.
<논제3>
이 문제는 무턱대고 한 번에 해결하려 하면 잘 해결되지 않지만, 경우를 잘 나누어 생각해 보면 의외로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우선 원의 경계 혹은 내부에 1개의 점을 찍고서 그 점과 원의 중심을 연결하는 지름을 긋고, 이 지름과 수직이 되는 지름을 한 개 더 그으면, 오른쪽 그림과 같이 이 원은 4개의 영역으로 나누어진다.
이때 첫 번째 점과 이웃하는 영역을 A, B라 하고 그렇지 않은 영역을 C, D라고 하자. 이제 3개의 점을 어떻게 찍건 결국 4개의 점 중 어느 두 점간의 거리는 √2이하가 되는 경우가 반드시 존재함을 보이는 일만 남았다.
제시문 (가), (나)에 있는 원리를 모두 이용하여 위의 증명을 완결 지으시오.
<논제4>
‘6명의 사람이 모이면 항상 그들끼리 서로를 모두 아는 3명이 존재하거나 서로를 전혀 모르는 3명이 존재한다.’
□ 출제 의도
☞ 예시답안은 이지논술 홈페이지에 있습니다
김기철 청솔 아우름 통합논술 수리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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