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후보와 대표 만남에 왜 의제를 사전조율해야 하나”

이 대표는 이날로 예상됐던 회동과 관련해 “윤 후보 측 관계자가 ‘의제를 사전 조율해야지만 만날 수 있다’고 해 굉장한 당혹감을 느꼈다”면서도 “저는 당연히 허심탄회하게 후보와 만나서 상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이준석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대표…현 상황 이해 안 돼”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비공개 선거대책위원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들을 만나 “(이 후보가 제주에서) 장소를 옮기고 안 만나겠다고 선언했다”면서 “(저는) 굉장히 만나고 싶다. 오늘도 일정을 정리하고 제주도로 가려고 했다”고 말했다.또한 윤 후보는 “(이 대표는) 우리 정당사에 가장 최연소고,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젊은 당 대표”라며 “제가 대선 후보로서 함께 대장정을 간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칭찬했다.
그는 이어 “작금의 상황에 대해 저도 좀 당황스럽고 제 스스로가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며 “오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 대표에 대해 오해한 사실이 없다. 늘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준석 “허심탄회하게 후보 만나 100% 상의할 의사 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오전 제주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보는 우리 당의 최고 지휘관이고, 우리 당에서 누구도 후보를 검열하고 주변에서 휘두를 수 없다”며 “저는 당연히 허심탄회하게 후보를 만나서 100% 상의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다만 이 대표는 “윤 후보 측에서 저희 관계자에게 만나자는 제안을 하면서 ‘의제를 사전 조율해야지만 만날 수 있다’고 했다”며 “굉장한 당혹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당 대표와 후보가 만나는데 ‘왜 사전에 (의제를) 제출해서 검열을 받아야 되는가’에 대한 강한 문제의식이 있다”며 “‘핵심 관계자의 검열을 거치자’라는 의도라고 한다면 저는 절대 만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와 만나기 위해 필요한 선결 조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를 언급했다.
그는 “지금 있는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을 걷어내도 또 누군가가 호가호위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근본적으로 원인부터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그게 된다고 한다면 윤핵관이 일순간에 사라질 수 있을 것이고, 안 된다면 사람 하나 저격해도 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