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과 독일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갈등이 커질수록 대화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게 한결같은 유럽 국가들의 생각이었다.
1년 만에 상전벽해가 일어났다.
정권이 바뀌어도 큰 틀의 외교 방향은 건드리지 않는 유럽으로선 낯선 일이지만 어쨌든 북한과 대화를 시작한 문재인 정부에 유럽 국가들은 큰 박수를 보내 왔다.
그러나 칭찬 일색이던 문 정부의 대북 정책에 최근 들어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외교관과 전문가를 만나면 한결같이 “트로 비트(trop vite)”를 외친다. ‘너무 급하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순방에서 프랑스에 북한과의 수교 체결과 대북 제재 완화, 두 가지를 요구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명확하게 거절했다.
정상 간 이견을 노출했다는 언론 지적에 청와대는 “마크롱 대통령 역시 CVID(완벽한 비핵화) 이후에는 제재를 해제하겠다는 것이니 두 정상이 같은 말을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두 정상의 이해가 일치했다”고 쓴 프랑스 언론을 필자는 찾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진정성을 강조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북한의 구체적 행동을 요구했다”는 게 프랑스 언론들의 전반적 기조였다.
유럽 입장에서는 CVID는 시작도 안 했는데, CVID 논의 대신 그 이후 제재부터 논의하자는 건 김칫국부터 마시자는 꼴이다.
김 위원장을 비핵화의 길로 유인하기 위한 문 대통령의 진정성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순방을 다니며 대북 제재 해제를 외치고 다니지만 유럽 등 국제사회의 호응이 기대 같지 않다. 오히려 문 대통령 순방 이후 프랑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선박 제재 확대를 환영하는 논평을 냈고, 유엔에서 핵 문제를 놓고 북한과 설전을 벌였다. 북한 인권 문제도 유엔과 미국,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평소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해온 바르텔레미 쿠르몽 프랑스 국제전략관계연구소 디렉터는 문 대통령 순방 평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몇 달 동안의 노력과 선한 의도를 지지받길 원했지만 서방 국가들은 본질적으론 달라진 게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과거 (북핵 관련) 합의 때마다 경험한 북한에 대한 실망의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그가 순방에서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한 이유다.”
한국 정권은 바뀌었고 마침 김 위원장도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국제사회는 그대로 그 자리에 있다. 그들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미사일을 쏘아대던 북한을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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