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기전망 38개월째 ‘부정적’…코로나 때 수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23일 11시 21분


한경협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 발표

한국경제인협회 명패. 동아일보DB

국내 기업들의 향후 경기 전망이 3년 2개월 연속해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미국발 글로벌 통상이슈까지 겹쳐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매출액 기준 국내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85.0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BSI가 기준치인 100을 밑돌면 전월 대비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 이후 매달 기준치를 밑돌고 있다. 역대 최장기간 부진 기록을 매달 새롭게 경신하는 중이다. 올해 들어서는 1월 84.6, 2월 87.0, 3월 90.8로 반등하는 듯했으나 4월(88.0)부터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업종별 나누면 제조업이 79.2, 비제조업이 90.8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제조업은 2020년 8월(74.9) 이후 4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철강이나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의 경영 악화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최근 글로벌 통상 이슈까지 확대돼 대부분의 제조업 업체에서 경영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한경협은 분석했다.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사옥의 모습. 동아일보DB
비제조업 7개 업종 중에서는 5월 연휴 특수가 예상되는 여가·숙박·외식(142.9), 운수·창고(107.7)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업종이 모두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조사 부문별 BSI는 내수(87.2), 투자(87.2), 수출(89.1), 고용(89.1), 채산성(89.9), 자금 사정(90.7), 재고(103.3) 등 모든 영역에서 부정적이었다. 재고는 기준선 100을 넘으면 과잉이기 때문에 부정적이라는 뜻이다. 특히 수출 지수가 9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0년 9월(88.5) 이후 처음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미국발 관세 정책과 주요국의 맞대응으로 국제교역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철강 등 수출 주력 업종에 대한 투자 촉진과 세제 지원 등을 통해 기업 심리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 전망#기업경기실사지수#글로벌 통상#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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