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부채 작년말 2734조… 5년새 1000조 넘게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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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부문 비율, 선진국 2배수준

한국 기업들의 부채가 5년 전보다 1000조 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산성이 높지 않은 부동산 부문의 기업부채 비율이 주요 선진국의 두 배 수준으로 높아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우리나라 기업부채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기업부채는 2734조 원으로 2018년 이후 1036조 원(61%) 증가했다. 기업부채의 연평균 증가율은 8.3%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3.4%)의 두 배를 넘어선다. 명목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기업부채 레버리지)은 122.3%로 2017년 말(92.5%) 대비 29.8%포인트 치솟았다.

특히 부동산 관련 부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10년대 중반 이후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토지담보대출 등 부동산개발업 기업대출을 크게 늘려 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부문 기업부채 비율은 2022년 말 기준 24.0%까지 높아졌는데 유로 지역(14.7%)과 호주(12.0%), 미국(11.3%), 영국(8.7%) 등을 크게 웃돈다.

실적 부진으로 영업자금 및 시설투자자금 수요가 늘어난 것도 기업부채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 일반기업 차입부채에서 한계기업의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말 14.7%에서 2022년 말 17.1%로 커지는 등 부채의 질도 저하되고 있다. 류창훈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향후 기업부채는 총량 지표 등을 통한 경직적 관리보다는 부문별 리스크를 줄이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기업 부채#부동산 부문#273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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