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채 상병 특검’ 21일 거부권 가능성… 대통령실 “서두를일 아냐”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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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내일 행사에 무게 실렸지만
불통 논란 거세자 속도조절 나서
野6당 “또 거부권땐 국민이 尹 거부”
尹, 민생토론회로 돌파구 모색

용산 대통령실 몰려간 야당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정의당, 진보당, 새로운미래 등 6개 야당 지도부가 1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연 
‘채 상병 특검 수용 촉구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정의당 김준우 대표, 새로운미래 
김종민 원내대표, 조국혁신당 차규근 이해민 박은정 당선인, 조국 대표, 박 원내대표, 진보당 윤종오 당선인, 강성희 원내대표. 
뉴시스
용산 대통령실 몰려간 야당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정의당, 진보당, 새로운미래 등 6개 야당 지도부가 1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연 ‘채 상병 특검 수용 촉구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정의당 김준우 대표, 새로운미래 김종민 원내대표, 조국혁신당 차규근 이해민 박은정 당선인, 조국 대표, 박 원내대표, 진보당 윤종오 당선인, 강성희 원내대표. 뉴시스
10일 취임 2주년을 지나 집권 3년 차로 들어선 윤석열 대통령이 맞닥뜨리는 난관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다.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거부권 행사를 기정 사실화함에 따라 다가오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재가하는 방안이 유력하지만 ‘불통 논란’을 최소화할 시기와 행사 방식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는 게 대통령실의 인식이다. 이에 당초 거론된 14일 거부권 행사보다는 21일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6개 야당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채 상병 특검법 수용 촉구 기자회견을 여는 등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 대통령실 “거부권 서두를 일 아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2일 통화에서 이르면 14일 거부권을 행사할 계획이냐는 물음에 “그렇게 서두를 일이 아니다. 행사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상 국무회의 일정이 잡히는 14일과 21일 등을 놓고 거부권 행사 시점을 고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채 상병 특검법은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7일 정부로 이송됐다. 윤 대통령은 이달 22일까지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여권에서는 14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릴 국무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한 뒤, 이를 윤 대통령이 재가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그러나 높은 특검 찬성 여론과 거부권 행사에 따른 불통 논란은 여전히 부담이다. 정부 관계자는 “여론을 고려해 굳이 서두를 필요 없이 21일 국무회의를 통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방안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한국갤럽이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0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채 상병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은 57%로 나타났다. ‘그럴 필요 없다’는 응답은 29%였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반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정의당, 진보당, 새로운미래 등 6개 야당 지도부는 11일 용산 대통령실 인근 전쟁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수해복구 현장에 지원 나간 젊은 해병대원이 왜 죽었는지, 수사에 외압이 있었는지 밝혀내라는 게 무리한 요구인가”라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이 문제는 좌우의 문제도, 여야의 문제도 아닌 진실의 문제”라며 “윤 대통령이 또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민이 대통령을 거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0일부터 채 상병 특검법 수용을 요구하며 국회 본청 앞 천막 농성을 시작한 민주당 소속 22대 총선 초선 당선인 60여 명은 13일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특검법 수용 촉구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 尹, 민생토론회 재개로 돌파 시도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기준 ‘직선제 대통령 중 최저치’라는 국정 지지율로 임기 3년 차를 시작했다. 한국갤럽이 1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24%, 부정 평가는 67%였다.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 취임 2주년 무렵 국정 지지율로는 최저치로 평가된다.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고심 중인 대통령실은 소통 및 민생 대응 역량 강화에 우선 초점을 맞췄다. 총선을 이유로 중단했던 민생토론회를 이번 주 재개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실질적인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야당의 평가를 두고 “우리가 더 잘하자. 더 자주 소통하자”고 주문했다고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도 기존보다 더 자주 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채 상병 특검#거부권 가능성#민생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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