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헝가리 총리 ‘화기애애 만남’…바이든 “민주주의 약화”

  • 뉴스1
  • 입력 2024년 3월 9일 1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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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오르반 총리 페이스북 영상 화면 갈무리) 2024.03.09/뉴스1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오르반 총리 페이스북 영상 화면 갈무리) 2024.03.09/뉴스1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화기애애한 만남을 가졌다.

극우 성향의 오르반 총리는 자국 언론과 사법부를 단속하는 것은 물론 이민에 부정적이고 인종차별적 태도도 보여온 인물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절친하지만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과는 상극인 관계다. 유럽연합(EU) 국가 지도자 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인사이기도 하다.

AP·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는 이날 현 대통령인 바이든 대통령을 건너뛰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나 그를 다음 대통령으로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 소속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에서의 재대결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

오르반 총리는 이날 오후 트럼프 전 대통령 소유의 플로리다 팜비치 소재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났다.

오르반 총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남을 갖는 장면, 그의 아내인 멜라니아 트럼프에게 큰 꽃다발을 건네는 장면 등을 게재했다.

이와 함께 그는 영어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어주세요, 대통령님!’(Make America great again, Mr.President!)이라고 쓰기도 했다.

SNS에 게재된 영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오르반 총리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없는 인물”이라며 “그가 ‘이렇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면 그것이 끝이기 때문이다. 그는 보스(boss)”라고 치켜세웠다.

오르반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나기에 앞서 워싱턴DC에서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에서 연설도 했다. 헤리티지 재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국정 청사진을 만드는 ‘2025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곳이다.

그는 헤리티지 재단에서 연설한 후 엑스(X·옛 트위터)에 “가족을 부양하고, 불법 이민과 싸우고, 국가 주권을 옹호하는 것이 유럽과 미국의 보수 세력 간 협력의 기반”이라고 썼다.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어주세요, 대통령님!’이라고 적었다. (오르반 총리 페이스북 갈무리) 2024.03.09/뉴스1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어주세요, 대통령님!’이라고 적었다. (오르반 총리 페이스북 갈무리) 2024.03.09/뉴스1
페테르 시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 또한 팜비치에서 올린 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때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발발하지 않았을 것이고, 중동 분쟁도 훨씬 빨리 해결됐을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두 인사가 “각국의 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하고 안전한 국경 문제의 중요성을 포함, 양국에 영향을 끼치는 광범위한 문제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두 사람의 만남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날 펜실베이니아를 찾아 선거 유세를 하면서 “오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러라고에서 누구와 만날지 아는가. 민주주의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단호히 말하는 헝가리의 오르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오르반)는 독재를 찾고 있다”며 “나는 우리가 민주주의를 약화시키는 게 아니라 수호하는 미래가 보인다”면서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오르반 총리는 물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같은 권위주의자들과 계속해서 밀착하고 있는 데 있어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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