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승객에 ‘인생 오로라’ 보여주려고…항로 360도 돌린 英조종사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3월 3일 1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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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출발해 영국 맨체스터로 향하던 이지젯의 U21806편 여객기 조종사가 모든 승객들이 오로라를 잘 볼 수 있도록 360도 선회 비행했다. 당시 해당 여객기에서 보인 오로라. 애덤 그로브스 트위터 @APTGroves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출발해 영국 맨체스터로 향하던 이지젯의 U21806편 여객기 조종사가 모든 승객들이 오로라를 잘 볼 수 있도록 360도 선회 비행했다. 당시 해당 여객기에서 보인 오로라. 애덤 그로브스 트위터 @APTGroves
영국의 한 여객기 조종사가 모든 승객들이 아름다운 오로라를 눈에 담을 수 있게 360도 선회 비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영국 저가 항공사 이지젯의 U21806편 여객기가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출발해 영국 맨체스터로 향했다.

이날 영국 상공에는 초록색과 분홍색 빛의 오로라가 펼쳐졌다. 진귀한 광경에 기내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른편 좌석에 앉은 승객들은 오로라를 멀리서 겨우 봐야 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이지젯 U21806편 여객기 조종사가 360도 선회한 항적. 플라이트레이더24 트위터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이지젯 U21806편 여객기 조종사가 360도 선회한 항적. 플라이트레이더24 트위터
그러자 조종사는 항공교통관 제소의 허가를 받아 360도 선회 비행했다. 오로라가 잘 보이도록 몇 분 동안 기내 불도 어둡게 했다.

당시 여객기에 탑승했던 애덤 그로브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오로라 사진을 올리면서 “모든 승객이 오로라를 볼 수 있도록 비행 중간에 360도 비행을 한 조종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적었다.

그로브스는 약혼녀에게 프러포즈하기 위해 아이슬란드를 방문했는데 아쉽게도 오로라는 보지 못하고 돌아가던 길이었다. 그는 “며칠 차에서 숙식하며 오로라를 볼 수 있을까 노심초사했는데 보지 못했다”며 “하늘에서 오로라를 만끽하며 아주 특별한 여행의 끝에 완벽한 마침표를 찍었다”고 소회를 남겼다.

그의 약혼녀 재스민 캡도 “친절한 조종사가 아니었으면 멋진 장면을 눈에 담지 못했을 것”이라며 “놀라운 광경이 여행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만들어줬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이지젯 U21806편 여객기에서 볼 수 있었던 오로라. 트위터 @STICKA84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이지젯 U21806편 여객기에서 볼 수 있었던 오로라. 트위터 @STICKA84
예상 도착 시간보다 10분 정도 늦어졌지만 대부분 승객들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10분보다 더 큰 가치가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에 항공사 측도 공식 트위터에서 “특별한 광경을 승객들과 공유할 수 있어 우리도 기쁘다”고 화답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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