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연달아 양자 관련 논문을 발표한 한국인 과학자 최순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물리학과 교수(36)는 6일 본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양자 시뮬레이터의 오류 검증 방식을 개발해 지난달 19일(현지 시간) ‘네이처’에 발표하며 양자 시뮬레이터의 상용화 시기를 크게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론 연구가 양자 기술 상용화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아직 30대 중반인 최 교수는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각각 8건의 논문을 게재했다. 그는 대전과학고를 조기 졸업한 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학사), 하버드대(석·박사) 등에서 공부했다.
최 교수가 연구한 양자 시뮬레이터는 특정 물질의 양자역학적 현상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장비다. 양자 시뮬레이터를 이용하면 미지의 물질 특성을 알아내거나 물질 간 화학반응을 예측할 수 있어 신소재나 의료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하지만 양자 시뮬레이터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어 상용화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최 교수는 특정 양자 현상이 일어날 때 일정한 패턴이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했다. 양자 시뮬레이터가 특정 연산을 할 때 시뮬레이션 결과를 분석했더니 마치 확대한 레이저 빛처럼 고유한 패턴이 나타났다. 손바닥에 레이저를 쏘면 빛이 동그란 원처럼 보이지만 이 빛을 크게 확대하면 원 주위에 자글자글한 패턴이 생성된다. 물질의 상태나 외부 환경에 따라 패턴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지문’처럼 이용할 수 있다. 양자 시뮬레이터가 작동할 때 같은 패턴이 나타나면 동일한 양자 현상이 계속 일어난다는 의미고 오류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 교수는 “이 원리를 이용하면 양자 컴퓨터, 양자 시뮬레이터, 양자 센서 등 장비에 관계없이 오류를 확인할 수 있다”며 “그간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양자 산업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