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낙관론 확산에… 연준, 금리인상 확대 우려 커져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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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신규 일자리, 예상치의 3배
실업률 3.4%로 54년만에 최저치
美 경제 연착륙 가능성 높아져
금리, 예상보다 0.25%P 더 오를수도

지난달 미국 실업률이 5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발 고강도 긴축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다며 “우리는 조금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것이다. 내가 예상하는 것보다 금리를 더 많이 올려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연준은 올해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5.0∼5.25%로 제시한 바 있다. 보스틱 총재도 연준 전망치 중간값이 내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해 왔지만 최근 미 경제의 강한 회복력에 힘입어 기존 예상치보다 0.25%포인트가량 더 오를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연준은 이달 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하며 11개월 만에 고강도 긴축에서 ‘통상속도’로 돌아왔지만 보스틱 총재는 “다시 0.5%포인트로 인상폭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지난달 신규 일자리 수는 51만7000개로 시장 예상치의 3배가 넘는다. 실업률은 3.4%로 1969년 이래 5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들 지표는 미 경제의 강한 회복력을 시사하고 있어 연준이 금리 인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미 노동시장 과열은 임금 인상을 야기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식료품, 에너지,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에선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하락)이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한 바 있다.

연준이 3월에 한 번 더 베이비스텝을 단행한 뒤 동결에 나설 것이라 봤던 시장도 미 ‘고용 서프라이즈’에 따라 5월 동결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선물 금리로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고용 보고서 발표 이후 연준이 두 번 연속 베이비스텝을 더 단행해 현재 4.5∼4.75%에서 5월 5.0∼5.25%까지 오를 확률이 7일 자정 기준 69.9%까지 올랐다. 지난주 약 40%에서 훌쩍 뛰어오른 것이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 장기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분석이 많다.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지만 실업률은 여전히 낮은 이상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로 꼽힌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 내 미국 경기침체 발생 확률을 기존 35%에서 25%로 내려 잡았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ABC 굿모닝아메리카에 출연해 “미국에 경기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의 심각한 경기침체를 예상했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미국이 위기를 벗어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지난해 가을에 비해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뚜렷해졌다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0월 전망 대비 0.4%포인트 상향 조정한 1.4%로 내다봤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경제#낙관론#연준#고강도 긴축 장기화 우려#고용 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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