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3.4%로 54년만에 최저치
美 경제 연착륙 가능성 높아져
금리, 예상보다 0.25%P 더 오를수도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다며 “우리는 조금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것이다. 내가 예상하는 것보다 금리를 더 많이 올려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연준은 올해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5.0∼5.25%로 제시한 바 있다. 보스틱 총재도 연준 전망치 중간값이 내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해 왔지만 최근 미 경제의 강한 회복력에 힘입어 기존 예상치보다 0.25%포인트가량 더 오를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의 지난달 신규 일자리 수는 51만7000개로 시장 예상치의 3배가 넘는다. 실업률은 3.4%로 1969년 이래 5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들 지표는 미 경제의 강한 회복력을 시사하고 있어 연준이 금리 인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미 노동시장 과열은 임금 인상을 야기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식료품, 에너지,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에선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하락)이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한 바 있다.
연준이 3월에 한 번 더 베이비스텝을 단행한 뒤 동결에 나설 것이라 봤던 시장도 미 ‘고용 서프라이즈’에 따라 5월 동결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선물 금리로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고용 보고서 발표 이후 연준이 두 번 연속 베이비스텝을 더 단행해 현재 4.5∼4.75%에서 5월 5.0∼5.25%까지 오를 확률이 7일 자정 기준 69.9%까지 올랐다. 지난주 약 40%에서 훌쩍 뛰어오른 것이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 장기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분석이 많다.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지만 실업률은 여전히 낮은 이상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로 꼽힌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 내 미국 경기침체 발생 확률을 기존 35%에서 25%로 내려 잡았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ABC 굿모닝아메리카에 출연해 “미국에 경기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의 심각한 경기침체를 예상했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미국이 위기를 벗어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지난해 가을에 비해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뚜렷해졌다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0월 전망 대비 0.4%포인트 상향 조정한 1.4%로 내다봤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