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배달 거절한 알바생에 “MZ라 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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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월 27일 13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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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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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르바이트생(알바생)이 퇴근길에 배달시킨 사장 때문에 고민이라며 사연을 공개했다. 배달 요구를 몇 번 들어주다가 거절하자 사장이 “‘MZ세대’라서 그렇다”며 다른 직원에게 자신의 험담을 했다는 것.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찬반으로 갈려 뜨겁게 논쟁했다.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집 가는 길에 배달하고 가라는 사장님. 이해되시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알바생인 작성자 A 씨는 “매주 같은 요일, 비슷한 시간대에 음식을 주문하는 단골손님이 계신다”고 운을 뗐다. A 씨는 “해당 손님은 가게에서 도보 5~7분 거리에 살고 있다”며 “사장님이 손님의 배달비 3500원을 아껴주고 싶었는지 퇴근길에 제게 가져다드리라고 해 처음엔 좋은 마음으로 해드렸다”고 말했다.

문제는 퇴근 시간에 배달 심부름을 반복하는 사장 때문에 A 씨가 손님의 주문을 기다려야 했고 추가수당도 지급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장은 퇴근하려는 A 씨를 붙잡고 “주문이 들어올 수 있으니 잠시 기다려보라. 어차피 집 가는 길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추운 날씨에 무거운 음식을 들고 퇴근하고 싶지 않았던 A 씨는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A 씨가 거절하자 사장이 다른 알바생에게 자신의 험담하는 것을 전해 들었다고 한다. 당시 사장은 A 씨에 대해 “주 1회뿐이고, 집 가는 길에 전해주면 되는데 요즘 애들은 시키는 일만 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A 씨는 “사장이 저를 요즘 흔히 욕하는 MZ세대 취급한다”라며 하소연했다.

그는 “저는 최저시급을 겨우 받으면서 근무 시간에 1분도 쉬지 않는다. 출근도 10~30분씩 일찍 해서 재료를 준비한다”며 “그런데 퇴근 시간 이후에도 시키는 대로 일을 해드려야 하느냐”고 물었다.

해당 게시글 아래에는 사장이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이라는 입장과 알바생을 지적하는 입장들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사장을 비난하는 댓글에는 “왜 손님 돈 아껴준다고 알바생 시간과 노동력을 착취하느냐” “진정한 MZ가 무엇인지 보여주자, 매일 녹음하고 고용노동부에 제출하자”, “퇴근 시간에 시키는 건 조금 아닌 거 같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어 “당연히 배달 수당을 챙겨야지. 그 사장 노동법 위반으로 신고당하고 싶은가”,“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라는 반응도 있었다.

반면 “집과 반대 방향이 아니라면 퇴근길에 좀 주고 가라는 것까지는 이해한다. 너무 칼 같이 선 긋고 조금의 손해도 안 보려 하는 것도 보기 좋지 않다”는 반응이 있었다.

그런가 하면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둬라. 어차피 일할 사람은 많다”,“직장에 가도 힘들겠다”라며 A 씨를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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