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 테니스 다큐에 뿔난 팬들…페더러·나달 쏙 빠진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20일 11시 25분


코멘트

호주오픈 앞두고 ‘신구대결’ 관심

넷플릭스가 다음달 공개 예정인 테니스 다큐멘터리 ‘브레이크 포인트’. 사진출처 넷플릭스


글로벌 스트리밍 기업 ‘넷플릭스’는 다음달 열리는 호주오픈을 앞두고 테니스 다큐멘터리 ‘브레이크 포인트’의 예고편을 최근 공개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프로 테니스 선수들이 2022 한 시즌 동안 전 세계 투어를 다니며 겪는 코트 안팎의 삶을 다뤘다.

넷플릭스는 호주오픈을 앞두고 지난 시즌 전반기를 다룬 파트 1(에피소드 5개)을 공개한 뒤 6월 윔블던 개막 전 지난 시즌 후반기를 다룬 파트 2(에피소드 5개)를 공개할 예정이다.

전설의 포뮬러원(F1) 레이서 아일톤 세나를 다룬 다큐멘터리 ‘세나: F1의 신화’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제임스 게이 리가 연출을 맡아 테니스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이 다큐멘터리에 정작 지난 시즌 은퇴 선언으로 가장 많은 이슈를 낳았던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41·미국),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1·스위스)는 물론 여전히 ‘역사상 최고의 선수(GOAT)’ 논쟁을 이어가고 있는 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 라파엘 나달(36·스페인)을 전혀 다루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은퇴 후에도 가장 영향력 있는 스포츠 스타 중 한 명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로저 페더러. 그는 4일 미국 프로농구 브루클린의 초청을 받아 뉴욕에서 브루클란-보스턴전을 관람했다. 브루클린은 ‘전설이 경기장에 왔다’고 그를 소개했고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뉴욕=AP 뉴시스

테니스 전문 매체 ‘테니스 월드‘는 “팬들 사이에는 ‘전설들 없이 이런 다큐를 만들다니 놀랍다’ ‘아마 레전드 선수들은 이미 스폰서가 있어 촬영을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워크에식, 멘탈, 기술이 가장 앞선 두 명(조코비치, 나달)이 빠졌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브레이크 포인트에는 남자프로테니스(ATP)에서는 ‘도전자’로 평가받는 캐스퍼 루드(24·노르웨이), 스테파노 치치파스(24·그리스), 닉 키리오스(27·호주), 프란시스 티아포(24·미국), 테일러 프리츠(25·미국), 펠리스 오제 알리아심(22·캐나다) 등이 출연한다.

여자프로테니스(WTA)로 범주를 넓혀도 출연자 중 메이저 대회 우승 경력이 있는 선수는 이가 시비옹테크(21·폴란드) 한 명 뿐이다. 시비옹테크 역시 2020년 프랑스오픈 후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다가 다큐멘터리 촬영이 진행 중이던 지난 시즌 프랑스오픈과 US오픈 등 두 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며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신예다.

게이 리는 AP통신 인터뷰에서 “윌리엄스, 페더러는 은퇴했고 조코비치, 나달도 커리어 끝에 다다르고 있는 시기다. 나도 테니스를 좋아하지만 솔직히 치치파스가 누군지 잘 몰랐다. 그러다 세계랭킹 5위 안에 드는 선수고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지난 20년 가까이 페더러, 윌리엄스 이름만 듣지 않았나? 이들이 테니스의 전설이라는 것을 반박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저 다음 세대를 조명하는 게 흥미로울 것으로 생각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열성팬들을 만족시켜줘야 할 필요도 있지만 우리가 다큐멘터리를 제대로 만들었다면 테니스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이들에게도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다음달 호주오픈 남자 단식 우승 후보는 여전히 조코비치와 나달이다. 여자 단식에서도 은퇴한 동생 세리바보다 한 살 많지만 선수 생활을 마감할 뜻을 보이지 않고 있는 비너스 윌리엄스(42·미국)가 와일드카드 출전권을 얻었다는 뉴스가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테니스에서는 기존의 전설들이 30대 중반에 접어든 수년 전부터 ‘세대교체론’이 반복됐지만 아직도 페더러, 세리나, 나달, 조코비치를 뒤이어 한 시대를 접수할 만한 스타로 인정받은 신예는 없다. 이런 가운데 호즈오픈 직전 공개될 테니스 전설들이 빠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부터 테니스 ‘신구대결’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