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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정기국회 넘긴 예산… ‘선진화법 이후 최초’ 오점 남겼다

입력 2022-12-10 00:00업데이트 2022-12-1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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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가 불발됐다. 정기국회 종료일인 어제 여야 원내지도부의 협상이 오후까지 이어졌지만 끝내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2014년 국회선진화법 제정 이후 정기국회 회기 내에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한 건 처음이다. 국회사에 또 한 번의 오점을 남긴 것이다. 본회의가 열리지 않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도 처리되지 않았다.

막판 최대 쟁점은 법인세 인하 문제였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는 정부안을 더불어민주당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틴 것이다. 국민의힘은 “기업의 조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국가 먹거리인 반도체 등을 대만 등에 빼앗기게 된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법인세 인하는 재벌 특혜, 초부자 감세”라며 반대했다. 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이 정부안을 통과시키되 시행을 2년 유예하는 중재안을 내놨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여야는 “정권을 잃은 민주당이 몽니를 부린다” “한 해 살림살이가 윤 정권의 ‘사적 가계부’냐” 등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종일 공방을 벌였다. 169석의 민주당은 독자적인 예산안 수정안을 제출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놓고도 옥신각신했다. 해임건의안은 72시간 내에 처리하지 않으면 소멸되는 만큼 11일 오후 2시가 데드라인이다. 결국 주말을 기해 예산안, 법인세, 해임건의안 등을 놓고 다시 한 번 담판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법인세 인하 문제에 대해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준예산’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매년 국회는 예산안 처리를 놓고 홍역을 치렀지만 올해는 훨씬 심한 편이다. 정권은 교체됐지만 입법 권력은 야당이 쥐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 힘 대결이 과거 어느 때보다 치열하기 때문이다. 국민을 위한 예산을 놓고 ‘윤석열표 예산’ ‘이재명표 예산’ 운운하며 대치한 것이 단적인 예다. 국민 살림살이는 갈수록 팍팍하고 내년 경제 환경은 올해보다 더 암울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준예산 사태는 최악이다. 당리당략을 접고 밤을 새워서라도 예산안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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