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 에릭센, 덴마크 대표로 월드컵 무대 밟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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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 경기중 쓰러져 심장수술
제세동기 달고 EPL 무대로 옮겨
英 미러紙 “가장 동화 같은 복귀”


“긴 여정이었다. 월드컵에 출전하는 것은 매우 특별하며 다시 참여할 수 있게 돼 행복하다.”


덴마크 축구대표팀의 크리스티안 에릭센(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사진)은 20일 카타르 도하 알사일리야 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2015∼2020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손흥민(30)과 함께 뛰었던 에릭센은 이번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는 32개국 831명 중에서도 가장 각별한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영국 매체 ‘미러’가 “축구 사상 최고의 동화 같은 복귀 중 하나”라고 평했을 정도다.

에릭센은 17개월여 전인 지난해 6월 덴마크 코펜하겐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핀란드와의 경기 전반 42분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심정지 상태로 그라운드에서 심폐소생술을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던 에릭센은 심장 제세동기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은 뒤 재활하고 돌아왔다. 당시 이탈리아리그 세리에A 인터 밀란 소속이었던 에릭센은 심장 제세동기를 단 채 뛸 수 없다는 리그 규정 탓에 계약이 해지됐지만 올 초 이 규정에서 자유로운 EPL 브렌트퍼드에 몸담으며 새 길을 찾았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월드컵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2018년 러시아 대회에 이어 세 번째 출전이다.

사고로 ‘생사의 갈림길’을 경험한 에릭센은 “내 삶이 축구였는데 (사고) 이후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내가 살아 있는 이유는 가족 때문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컵은 특별하다. 사고 후 (검사에 참여한) 의사와 처음으로 나눈 대화도 모든 것이 잘되면 월드컵 출전이 목표라고 했다”며 월드컵에 대한 각별함을 드러냈다. 모르텐 비르고스트 덴마크 어시스턴트 코치(51)도 “에릭센은 우리 팀에 비전, 기술, 목표를 가져왔다. 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환상적인 선수”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프랑스, 호주, 튀니지와 같은 D조에 속한 덴마크는 22일 오후 10시 튀니지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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