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 해법은 ‘순환경제’[기고/아이너 옌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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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너 옌센 주한 덴마크대사
아이너 옌센 주한 덴마크대사
우리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살고 있다. 미래세대의 삶이 오늘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눈부신 경제성장은 인류의 번영과 복지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렸지만 이상기후와 자연재해 증가, 자원 부족 등의 부작용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같은 팬데믹은 앞으로 일어날 수많은 일들 중 하나일 뿐이라고 경고한다.

팬데믹에 순기능이 있다면 전 세계 공공과 민간이 함께 협력하고 혁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에게 닥친 환경 위기의 해법은 원자재의 사용을 줄이고, 폐기물과 부산물을 자원으로 활용하는 순환경제에 있다고 생각한다.

덴마크는 유럽 최초로 소각 가능한 폐기물을 매립지로 보내는 것을 금지했다. 그 결과 덴마크 폐기물 매립 비율은 지난 10년간 5∼6%대로 뚝 떨어졌다. 플라스틱과 같은 자원은 최대한 재활용하고 폐기물 중 재활용되지 않는 것은 소각해 지역 주민이 사용하는 열과 전기로 공급했다.

덴마크의 녹색 정책은 일자리 창출 등 경제성장으로 이어졌다. 1990년부터 덴마크의 에너지 소비는 거의 일정했지만 국내총생산(GDP)은 60% 이상 성장했다. 이는 순환경제가 복지와 공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제성장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친환경’은 앞으로 국제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인 동시에 훌륭한 사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덴마크가 지속가능한 순환경제를 통해 자체 기후 목표를 달성한다고 해도, 당면한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는 덴마크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국제 행동에 동참하는 데 적극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는 전 세계 국가 주요 도시와의 협력을 통한다면 정의롭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탄소를 줄여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한국은 과거 한강의 기적을 통해 한번 목표를 정하면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새로운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는지 전 세계에 보여준 바 있다. 특히 서울시는 올해 초 기후변화에 맞서 더욱 지속가능하고 회복력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기후변화 대응 계획을 발표했다. 순환경제 체계를 정착시키기 위한 ‘제로웨이스트 서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쓰레기 매립을 줄이기 위해 최첨단 친환경 기술을 도입한 자원회수시설 건립을 발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 나가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을 위한 해결 방법을 찾는 긴 여정을 지나왔음에도 완벽한 친환경 솔루션을 찾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다가올 미래에는 국제 협력과 기술 혁신으로 짧은 기간 내 더 큰 발전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서울을 비롯한 한국의 여러 도시와 긴밀히 협력해 우리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동시에 함께 친환경적인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이너 옌센 주한 덴마크대사
#기후위기 대응 해법#순환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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