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값 L당 300~500원 오를듯… 빵-유제품 줄줄이 영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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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복합위기 악화]
우유업계-낙농가 가격협상 곧 시작
용도별 원유 차등가격제는 의결
농심-팔도 이어 오뚜기 라면값 인상

가공식품 가격이 연이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낙농제도 개편 논의로 지연됐던 원유가격 협상이 곧 시작되면서 우유 값 역시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6일 오후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열고 원유(原乳)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골자로 하는 ‘낙농제도 개편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원유 가격 결정 제도 개편을 추진한 지 약 1년 1개월 만이다.

원유 가격은 2013년부터 우유와 가공유 구분 없이 생산비만 따져 낙농진흥회에서 결정해왔다. 이에 따라 우유 소비 감소에도 원유 가격이 오른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또 국내 유제품 생산업체들은 음용유 기준으로 비싸게 책정된 국산 원유 대신 수입 원유를 많이 썼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원유를 음용유와 가공유로 나눠 가격을 이원화하는 제도 개편을 추진해왔다. 낙농가 단체들은 소득 감소를 이유로 개편안에 강하게 반발해왔지만 최근 들어 정부안 협조로 선회했다. 차등가격제에 따른 원유 값은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원유 가격 개편 논란으로 인해 후순위로 밀렸던 원유 가격 협상도 곧 시작된다. 올해까지는 현행 생산비 연동제에 따라 원유 가격이 결정된다. 생산비 연동제는 최근 1년(혹은 2년)간 생산비 증감분의 ±10% 범위에서 원유 가격을 정한다. 재작년과 작년 원유 생산비가 L당 52원 오른 점을 감안하면 원유 가격은 L당 47∼58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원유 생산비 연동제가 시행된 2013년 이후 최대 인상 폭이다.

업계에서는 원유 값이 이 정도 오를 경우 우유 소비자 가격은 L당 300∼500원씩 인상될 것으로 전망한다. 유가공제품, 과자, 빵 등 원유를 활용하는 식품의 가격도 영향을 받게 돼 가공식품 물가 인상 폭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우유 가격은 산업에서의 석유 가격과 비슷한 역할을 해 가격이 오르면 우유를 사용하는 제품군에 모두 가격 상승 효과를 줘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라면 가격 인상도 계속되고 있다. 농심과 팔도에 이어 오뚜기도 16일 다음 달 10일부터 라면 가격을 평균 11%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13년 만에 가격을 인상한 후 약 1년 만이다.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 진라면은 기존 620원에서 716원으로 15.5% 인상된다. 진비빔면은 970원에서 1070원으로 10.3%, 진짬뽕은 1495원에서 1620원으로 8.4% 오른다. 오뚜기 관계자는 “원재료 값과 물류비 등이 오르고 고환율이 지속돼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우유#유제품#빵#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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