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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보령 앞바다에서 뻘짓을 생각하다[기고/김태흠]

김태흠 충남도지사
입력 2022-08-17 03:00업데이트 2022-08-17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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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흠 충남도지사
쓸데없는 행동이나 황당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두고 소위 ‘뻘짓’을 한다고 말한다. 뻘짓은 갯벌에서 자꾸 넘어지는 행동을 하는 것에서 유래한 말인데, 매년 이맘때면 보령엔 뻘짓을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서해 머드 수백 t을 쏟아부어 만든 보령머드축제 체험존에서 참가자들은 머드를 온몸에 바르고, 머드 탕에서 뒹굴며, 머드투성이 몸으로 뛰어다닌다. 그야말로 뻘짓이다. 머드와 혼연일체가 돼 열광적으로 즐기다 보면 어느새 스트레스는 날아가고, 피부도 고와진다. 보령에서만큼은 뻘짓이 다른 의미가 되는 것이다.

해안의 고운 진흙인 머드는 원적외선을 대량 방출하고, 미네랄과 게르마늄 등을 함유하고 있어 피부 미용에 효과가 크다. 특히 보령머드는 다른 지역보다 입자가 고르고, 미네랄과 유기물이 풍부해 산업가치도 뛰어나다. 머드는 ‘치유’에도 탁월한 해양자원이다. 건강한 사람에겐 질병 예방과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고, 아픈 사람에겐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신체 기능의 회복을 도와 일상생활 복귀를 앞당기고 삶의 질을 높인다.

머드의 이런 가치를 제대로 알리기 위한 자리가 보령머드축제다. 25번째인 올해는 해양산업, 레저·관광 기관과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 ‘산업형 박람회’로 치러졌다. 7월 16일부터 문을 연 박람회장엔 135만 명이 방문했고, 경제효과도 1686억 원에 이른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의 보령 앞바다에서 석유에 버금가는 자원을 얻어낸 셈이다.

충남은 머드 산업을 더 육성하고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첫째, 화장품 시장에서 탈피해 페인트 등 소재·원료 산업으로 전략을 수정하기로 했다. 둘째, 머드를 이용한 고부가가치 해양치유산업을 적극 발굴할 방침이다. 셋째, 해양치유센터와 연계해 레저와 치유가 융·복합된 관광모델을 만들려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년 내내 머드를 즐길 수 있는 체험의 장을 마련하겠다.

충남은 머드뿐만 아니라 서해의 풍부한 해안관광자원을 활용해 국제 휴양레저관광 벨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태안 해안국립공원과 안면도 관광지, 서산 가로림만 해양정원, 서천 갯벌과 브라운 필드까지. 서해를 하나로 연결해 잠시 스치고 지나가는 충남이 아닌 머물다 가는 충남으로, 명실상부한 해양 레저 관광도시로 입지를 굳혀 나가고자 한다.

보령 대천해수욕장은 연일 찾아오는 피서객과 관광객들로 여전히 북적인다. 진흙과 모래 위에서 넘어지고 뒹굴고 뻘짓을 하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있다. 보고 듣기만 해도 힐링 그 자체다. 다른 한편에선 충남의 많은 기업인들과 공직자들이 불철주야 뻘짓을 했다. 한 지역을 먹여 살리고, 국가를 먹여 살릴 미래 먹거리를 찾는 것이다.

이제 뻘짓의 정의는 충남 보령에서 다시 내려져야 한다. 머드에서 넘어질수록 피부는 고와지고, 질병이 치료된다. 또 서해에 지천으로 널린 머드를 갖고, 수천억 원의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낸다. 뻘짓은 더 이상 쓸데없는 행동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창의와 도전정신의 다른 말이며 가치 있는 무언가를 창출하는 일이다.

충남은 보령에서 배운 ‘뻘짓 정신’을 바탕으로 지역이 주도하는 발전,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발전을 이뤄내기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다.

김태흠 충남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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