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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국제

“시진핑이 부추기는 민족주의…中 약점 못보게 해 부메랑 된다” NYT

입력 2022-08-10 11:09업데이트 2022-08-1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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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자신감이 약점이 될 수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9일자(현지시간) 분석기사의 제목이다. 지나친 자심감 때문에 중국이 처한 문제를 보지 못하게 돼 대만 문제 등에서 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분석기사는 중국인 출신 NYT 기자가 작성했다.

시진핑 주석은 10년 동안 중국을 통치해 오면서 중국인들에게 자신감을 갖도록 고취해왔다. 혼란스러운 서방에 비해 중국이 훨씬 잘하고 있다면서 말이다.

그는 젊은 세대들에게 중국이 마침내 세상을 동등한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해 왔다. 그는 지난해 “중국은 더 이상 후진국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동양이 부상하고 서양은 쇠퇴한다”고 선언했다. 미국과 서방국들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발생이 높고 인종갈등과 기타 문제들이 크게 불거지면서다.

시 주석은 14억 중국인들이 중국 문화와 정치 시스템, 강대국으로서의 미래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들 모두가 자신의 정치사상 덕분이라고 말했다. “자신론(自信論)”이라는 사상이다.

상당 부분 일리가 있지만 자만을 초래하기도 한다. 중국이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 마오쩌뚱 시대의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개방정책을 되돌리는 것을 정당화한다. 중국 우월주의를 내세우는 극단적 민족주의 세력을 형성해왔으며 이들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군사적으로 맞서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들의 공격적 언사는 그들이 미국의 힘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고 있으며 중국이 미국과 열강 경쟁에서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다 온건한 민족주의자들은 중국 정부가 더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쫓기도록 만들지 않을까 걱정한다.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AXIOS)는 9일 관영 글로벌타임스 주필이던 후시진이 “중국 군대가 펠로시 의장이 탄 비행기를 격추해야 한다”고 썼고 소셜미디어에는 중국의 대미 입장에 동조하지 않는 연예인들의 명단이 돌아다닌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중국 정부가 정부의 대응이 약하다는 주장을 담은 소셜 미디어 글들을 서둘러 단속하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특히 당장 대만과 통일하라는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

과거 중국 정부는 민족주의 감정이 지나치게 고조되는 것을 막아왔다. 2012년 반일 시위를 막았고 2016년 헤이그 국제재판소가 중국의 남중국해 주권 주장을 부인한 판결을 내렸을 때도 온라인에 올라온 격앙된 글을 삭제했다.

민족주의적 감정이 고조되면 전쟁 위험이 커진다. 중국이 9일 대만을 둘러싼 공중 및 해상훈련을 지속하겠다고 밝혀 기존의 균형상태를 깬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또 미중 경쟁의 맥락에서 이런 과도한 자신감은 중국 정부의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자신들이 가진 약점을 무시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아닌 중국인들은 지난 40년 동안 자신들이 이룬 성취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가난에서 벗어나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기업들을 일궈냈다. 중국을 제조업 거인으로 만들었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와 스마트폰 및 럭셔리 상품 시장이 됐다. 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지하철과 고속도로, 세계 최고의 고속철도가 건설됐다.

반면 미국은 많은 국내 문제들에 사로잡혀 헤어나오지 못하는 듯하다.

팬데믹 이전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중국인들이 미국이 얼마나 낙후하고 낡았으며 전혀 인상적이지 못하다고 말하곤 했다.

뉴욕의 지하철이 더럽고 냄새나고 서비스가 엉망이라면서 탈 수가 없다는 사람도 있었다. 로스앤젤레스에 대중교통 시설이 부족한데 놀랐고 실리콘 밸리의 고속도로가 엉망인데 놀랐다고 했다. 부유한 샌프란시스코에 노숙자들이 가득한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총기폭력을 막지 못하는 것도 크게 우려했다.

이들이 전부 민족주의자들은 아니다. 이들은 가난하게 성장한 엘리트들이다. 중국 개방정책의 수혜자며 미국을 동경하던 사람들이다. 미국은 이들의 동경을 샀지만 이들에게 실망도 안겼다.

그러나 주로 젊은 세대의 많은 중국인들은 동양이 부상하고 서양이 쇠락한다는 생각을 기정사실로 받아 들인다. 뉴스 프로그램과 소셜 미디어가 그런 독선으로 가득차 있으며 정치학 수업에서 시진핑의 독려하에 그렇게 가르친다.

칭화대 국제관계 교수인 얀쉐통은 지난 1월 베이징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중국 대학생들이 세상을 더 잘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만이 순수하며 서방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은 ‘악’”이라는, “서양인들이 중국을 미워한다”는 이분법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이 국제관계에 대해 “일반적으로 강한 우월의식과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을 내려다 본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이 국제관계에 대해 ‘희망적 사고’에 사로잡혀 중국이 대외정책 목표를 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온라인의 근거없는 음모론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많은 학생들이 그를 비판했다. 그가 너무 잘난 척한다면서 말이다.

중국은 항상 서양이 실패하고 중국이 성공한 사례를 부각시키는 선전을 해왔다. 대기근으로 수백만명이 아사했을 당시인 1958년 12월30일자 인민일보는 중국의 공업과 농업 생산이 크게 늘었다고 1면에 보도했다. 국제면에는 북한 등 사회주의 국가들 소식이 주로 실렸고 자본주의 서방 세계의 소식은 경제적, 정치적 어려움에 빠져 있다는 내용 뿐이다.

NYT 기자인 필자는 “사회주의가 선이며 자본주의는 악”이라는 신문 칼럼을 읽으면서 컸다. 매주 필자와 같은 수백만명의 젊은 독자들이 미국 소녀가 굶고 있다느니 북한 소년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느니 하는 등의 편견에 빠진 뉴스를 읽었다. 우리는 그걸 믿었다. 중국이 개방돼 우리 사회주의 조국이 얼마나 가난한 지를 깨닫기 전까지 말이다.

1990년대와 2000년대를 거치면서 상황이 변해 중국 공산당이 일부 탐사보도와 여론의 비판을 허용했다. 그러나 시 주석 아래 중국은 경제 전망을 포함해 모든 “긍정적 에너지”를 발산하지만 서방은, 특히 미국은 갈수록 악이거나 쇠락하는 걸로 묘사된다.

국영 중앙*CC)TV는 중국의 번영을 강조하는 공산당의 환심을 사려고 2018년 “감탄스러운 중국”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가난 극복을 소개하는 대목에서 시주석이 농부들 가운데 앉아서 지난 20년 동안 소득이 20배 늘었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는 “이런 일을 누가 이룰 수 있나? 공산당만이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주의 시스템이 이를 이뤄냈다. 다른 나라에선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나 일본과 한국 등 자본주의 국가들은 수십년 먼저 똑같은 경제 변혁을 거쳤다.

지난 2년 새 많은 국영 언론 기사들과 기고문들이 중국의 질서있는 통치와 “엉망인 서방”을 비교하면서 미국이 팬데믹에 잘 대처하지 못하고 인종차별과 총격사건으로 혼란에 빠져 있다고 보도해왔다. 미국과 일부 국가들이 팬데믹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을 꼬집어 국영 매체들과 중국 소셜 미디어의 인플루언서들이 “중국을 배우라”고 목청을 높였다.

미중관계 최고 전문가인 북경대학교 국제학 왕지시 교수는 지난 달 한 평화 포럼에서 중국 중앙TV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이 최소 하루 2건 이상 미국에 대해 부정적인 기사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서 또 총격사건이 발생했다거나 인종갈등이 빚어졌다거나 아니면 팬데믹 대처가 엉망이라는 내용들”이라면서 “아프리카와 남미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전하지 않고 미국의 나쁜 일에 대해서만 보도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왕 교수는 한 학술지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쇠퇴하고 있다는 생각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국제적 지위가 1995년~2011년 일부 약해진 것이 사실이지만 2011년 이후 전세계 생산에서 미국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경제가 회복불가능하게 쇠락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 역시 미국의 소프트파워는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선전을 믿으며 속시원하게 생각하면 할수록 자체의 문제를 들여다보지 못하게 되고 미국의 약점만 부각돼 보이게 된다.

진실을 외면하면서 통제를 강화하려는 공산당의 태도로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시주석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중국 경제에 큰 피해를 입혔다. 그러나 비판이 전혀 허용되지 않기에 전세계 각국이 일상생활로 돌아가고 있는 와중에 중국만 홀로 엄격한 통제를 지속하고 있다.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의 민주주의 시스템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견제와 균형을 통해 새로운 관점이 득세하고 새로운 전략적 접근법이 제시된다. 민주당이 새로 집권한 2020년의 대통령선거가 대표적 사례다. 미 대법원이 임신중절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지만 캔자스주는 이를 헌법적 권리로 인정한 것도 마찬가지다.

의회가 반도체 및 과학법을 통과시켜 전세계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중국과 더 잘 경쟁할 수 있는 곳에 공장을 세울 수 있도록 했다. 바이든 대통령 정부는 또 전임자들보다 훨씬 더 동맹국들과 잘 지내고 있다.

왕 교수는 “미 영사관 앞에 비자를 받으려는 줄이 끊어지면 그때가 미국이 쇠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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