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이 같은 고2였다면 졌다… ‘평발’ 최진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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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대항 육상 높이뛰기 2m23, ‘2013년 우상혁’의 2m20 넘어
“상혁이 형은 3년 전부터 멘토… 2024 파리올림픽 동반출전 꿈”
코치 “얼마나 더 클지 가늠 안돼”

최진우가 25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시도대항 육상경기대회 남자 고등부 높이뛰기 결선에서 2m23을 넘고
 있다. 최근 세계육상선수권에서 한국 육상 사상 첫 은메달을 딴 우상혁이 고교 2학년 때 넘은 2m20보다 3cm가 높은 
기록이다. 대한육상연맹 제공
최진우가 25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시도대항 육상경기대회 남자 고등부 높이뛰기 결선에서 2m23을 넘고 있다. 최근 세계육상선수권에서 한국 육상 사상 첫 은메달을 딴 우상혁이 고교 2학년 때 넘은 2m20보다 3cm가 높은 기록이다. 대한육상연맹 제공
고교 2학년인 최진우(17·울산스포츠과학고)는 25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시도대항 육상경기대회 남자 고등부 높이뛰기 결선에서 2m26에 도전했다. 34년 전인 1988년 조현욱이 세운 고등부 최고 기록(2m25)보다 바를 1cm 더 올린 높이였다. 세 번의 시도에서 모두 실패했지만 최진우는 2m23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19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육상 역사상 첫 은메달을 딴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고교 2학년이던 2013년에 넘은 2m20보다 3cm가 더 높은 기록이었다. 최진우가 자신의 ‘롤 모델’인 우상혁을 넘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점프였다.

최진우는 우상혁과 ‘닮은꼴’ 선수다. 우상혁은 높이뛰기 선수치고는 작은 편인 188cm의 키에도 도움닫기를 할 때 스피드를 조절하는 탁월한 능력으로 신체적인 약점을 극복했다. 키가 181cm인 최진우는 이번 대회 100m에도 출전했는데 11초01에 결승선을 통과했을 정도로 빠른 발을 갖고 있다. 우상혁은 어릴 때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오른발이 왼발 보다 1cm가량 작은 짝발인데 최진우는 평발이다. 평발은 도약할 때 밸런스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 높이뛰기 선수에겐 큰 약점이다. 최진우는 이를 여러 가지 보강 운동으로 극복했다.

최진우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17년에 높이뛰기를 처음 시작했다. 같은 해에 전국소년체전에 출전했는데 당시 울산스포츠과학중 선수들을 지도하던 이석현 코치의 눈에 들어 스카우트됐다. 10종 경기 선수 출신인 이 코치는 최진우에게 다른 종목 훈련도 시키고 대회에도 출전하게 했다. 100m 달리기로 도움닫기 속도 조절 능력을 키워줬고, 110m 허들도 가르쳐 직진하는 힘을 점프력으로 이동시키는 기술도 가르쳤다. 멀리뛰기, 세단뛰기, 5종 경기(100m, 110m 허들, 포환던지기, 높이뛰기, 800m)에도 나가게 했다.

최진우가 중학교 3학년 때 우상혁으로부터 선물 받은 국가대표 유니폼을 지난해 한 행사에서 입고 활짝 웃고 있다. 대한육상연맹 제공
최진우가 중학교 3학년 때 우상혁으로부터 선물 받은 국가대표 유니폼을 지난해 한 행사에서 입고 활짝 웃고 있다. 대한육상연맹 제공
최진우의 롤 모델은 우상혁이다. 최진우는 중학교 2학년이던 2019년 대한육상연맹 주최로 열린 꿈나무 합숙훈련에 멘토 선배로 참가한 우상혁을 처음 만났고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1년 뒤 우상혁은 자신이 입던 국가대표 유니폼을 최진우에게 선물하며 격려하기도 했다.

이 코치는 “20년 넘게 지도자 생활을 하는 동안 어디까지 성장할지 가늠을 할 수가 없는 제자는 진우가 처음”이라며 ‘제2의 우상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최진우는 “졸업하기 전에 고등부 기록을 깨고 2024년 파리 올림픽 땐 (우)상혁이 형과 함께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높이뛰기#최진우#우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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