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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中, 주민 목소리-염색체 정보까지 수집, CCTV 5억대… 하이테크 전체주의”

입력 2022-06-23 03:00업데이트 2022-06-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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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중국 공안 입찰서류 분석… 노래방-공동주택 입구에도 CCTV
남성 Y염색체 모아 친족 신원 파악… 사적-사회적 관계까지 ‘초고도 감시’
중국 남부 푸젠성에서 안면인식 기술을 시연하는 모습. 바이두 캡처
중국이 곳곳에 설치된 5억 대의 폐쇄회로(CC)TV를 통해 안면인식, 목소리, 홍채, 염색체 등 주민들의 생체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공장소가 아닌 노래방, 공동 주택 출입문, 호텔 로비 등에도 CCTV를 대대적으로 설치해 개개인의 사적 활동 및 사회적 관계까지 파악할 수 있는 ‘초고도 감시사회’를 구축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1일 보도했다. 최신 정보기술(IT)을 이용해 15억 인구를 통제하는 중국식 ‘하이테크 전체주의’, ‘디지털 레닌주의’가 현실화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NYT는 중국 공안이 감시 장비를 구입하기 위해 작성한 입찰 서류 등을 1년 이상 분석한 결과, 당국이 곳곳의 CCTV에 음성까지 수집할 수 있는 장비를 부착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남부 광둥성 중산시 공안은 주변 300피트(약 91m) 반경 내 목소리를 녹음할 수 있는 장비를 구입하겠다는 입찰 공고를 냈다. 수집된 목소리는 성문 분석을 거쳐 해당 인물의 얼굴 사진과 함께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어진다. 특정인의 목소리만 확보해도 곧바로 그가 누구인지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공안은 남성들의 Y염색체 또한 대거 수집하고 있다. 당국은 2014년 허난성에 최초로 대규모 Y염색체 데이터센터를 설립했고 이후 곳곳에 추가로 설치했다. 이에 따라 현재 중국 31개 성 중 최소 25개 성에 Y염색체 데이터센터가 들어섰다. Y염색체는 유전자 재조합이 없다는 특성 때문에 한 사람의 Y염색체만 확보해도 그의 남성 친족인 사람들의 신원 정보까지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당국은 소수민족 탄압으로 큰 비판을 받고 있는 신장위구르 자치구에도 2017년 3000만 명의 홍채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를 설립했다. 당시 이 장비를 납품한 업체는 이후 중국 곳곳에 건설된 홍채 정보 데이터센터에도 같은 장비를 납품한 사실이 이번에 밝혀졌다.

남동부 푸젠성 공안은 이런 방식으로 수집한 얼굴 사진만 25억2000만 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전체 인구 15억 명보다 많고 미국 국토안보부가 보유한 사진 8억3600만 장의 3배에 이른다. 푸젠성 측은 감시 장비를 구입하는 입찰 서류의 구입 목적에 “인민을 통제하고 감독하기 위해”라고 썼다.

당국은 휴대전화 정보 또한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있다. 위치 추적, 스마트폰으로 특정 앱을 이용하는 사람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장비 등이 이에 사용된다. 광둥성 공안은 입찰 서류에 스마트폰에 위구르어 사전 앱을 설치한 사람을 파악할 수 있는 장비를 주문했다. 당국의 소수민족 탄압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최대 통신 장비업체인 화웨이가 스마트폰을 이용한 당국의 이 같은 광범위한 생체정보 수집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는 의혹도 이미 제기됐다. 지난해 12월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화웨이가 스마트폰에서 음성, 안면, 홍채 정보 등 각종 개인 식별 정보를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중국 정부에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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