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손흥민은 월드클래스…아니란 건 부모의 마음”

  • 뉴시스
  • 입력 2022년 6월 16일 0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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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30·토트넘)이 월드클래스가 아니라는 부친 손웅정씨의 발언에 “다 같은 부모의 마음”이라며 지나친 확대 해석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동남아시안(SEA) 게임 2연패를 달성한 박 감독은 15일 뉴시스와 화상 인터뷰에서 “당시 대회를 치르느라 EPL 최종전을 보진 못했지만, 손흥민이 두 골을 넣고 EPL 득점왕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다.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10년 안에 나올 수도 있지만, 100년 안에 나오지 않을 수도 있는 엄청난 일이다. 한국 축구 선배로서 훌륭한 후배를 둬 정말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2021~2022시즌 EPL 정규리그 마지막 노리치시티와 경기에서 두 골을 추가해 총 23골로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아시아 출신 선수가 EPL에서 골든 부트를 거머쥔 건 손흥민이 최초다. 이른바 유럽 5대리그(잉글랜드 EPL·스페인 프리메라리가·독일 분데스리가·프랑스 리그1·이탈리아 세리에A)로 범위를 넓혀도 아시아 선수 득점왕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박 감독의 말처럼 손흥민 100년 안에 다시 나올까 말까 한 위대한 업적을 이뤘지만, 부친인 손웅정씨의 평가는 단호했다.

과거 “(손)흥민이는 절대 월드클래스가 아니다”라고 말해 화제가 됐던 손웅정씨는 최근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손흥민 국제유소년친선축구대회에서 또 한 번 손흥민은 여전히 월드클래스가 아니라고 말했다.

손웅정씨의 발언은 영국 현지에서도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왔다.

일부 매체는 전 세계 최고의 클럽에서 생존해야 월드클래스 선수라고 말한 손웅정씨의 발언을 소개하며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 더 큰 클럽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확대 해석하기도 했다.

손웅정씨는 손흥민이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더 발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그런 발언을 했으나, 현지에선 오역돼 손흥민이 월드클래스가 되려면 토트넘을 떠나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박 감독은 이에 대해 “그건 부모의, 아버지의 마음이다. 내가 손흥민 아버지의 마음을 알 순 없지만, 부모로서 자식이 더 성장하고 겸손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EPL은 세계 최고의 리그인데, 그런 곳에서 페널티킥 없이 순수 필드골만으로 득점왕이 됐다는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적으론 월드클래스라고 생각한다”며 강조했다.

베트남 현지에서도 EPL 득점왕 손흥민의 인기는 대단하다.

박 감독은 “가끔 베트남 사람들이 손흥민에 관해 물어보면, 손흥민 아버지랑 친구라고 얘기한다. 축구계에선 후배지만, 같이 공을 찼다고 하면 나를 다시 보더라”며 “그래서 친구라고 거짓말하고 다닌다”며 웃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를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최종예선에 올려놨으나, 아쉽게 본선엔 오르지 못했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오른 조국의 선전을 기원한 박 감독은 “월드컵에 진출한 팀은 어느 나라도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표팀도 높은 레벨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많아 좋은 경기를 할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파울루) 벤투 감독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다. 많은 정보를 갖고 있을 것이다. 다가올 카타르월드컵에서 후배들이 20년 전 한일월드컵에 버금가는 결과를 냈으면 한다”고 응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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