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뼈 때린 친문 “사욕 정치의 참담한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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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6월 2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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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잘싸 착각 · 자기방어 명분”



지난 3월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인천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본인은 당선됐지만, 다른 주요 승부처에서 자당 후보들의 승리를 이끌지 못한 것과 관련, 친문(親文)계에서도 개탄의 목소리가 나왔다.

친문 좌장 격인 전해철·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의 6.1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해 2일 뼈아픈 지적을 했다.

전 의원은 이날 오전 블로그에 “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분들이 필요에 따라 원칙과 정치적 도의를 허물고, 어느 누구도 납득하지 못할 변명과 이유로 자기방어와 명분을 만드는 데 집중하면서 국민들이 생각하고 기대하는 민주당의 모습과 멀어지게 만들었다”고 적었다.

그는 “윤리성, 국민 상식과는 멀어진 의사결정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지난 대선 패배 후부터 불거져 나왔지만 당 차원의 적극적인 공론화도 이루어지지 못했다”며 “결국 지금까지 제대로 된 수습도, 대안 마련도 하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냉철한 평가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며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분들은 한 발 물러서 객관적으로 원인을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했다.


홍 의원도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패배 했음에도 ‘졌지만 잘 싸웠다’는 말이 당내에 확산된 것을 꼬집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사욕과 선동으로 사당화시킨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며 “이번 지방선거를 대선 시즌 2로 만들고 말았다”고 했다.

홍 의원은 “대선 이후 ‘졌지만 잘 싸웠다’는 해괴한 평가 속에 오만과 착각이 당에 유령처럼 떠돌았다”며 “국민과 당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도 패배한 대선에 대해 성찰하지 못했고, 반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민주당은 당원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며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재창당의 각오로 완전히 새로운 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친문 진영의 지원을 받았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대통령선거를 지고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방선거를 치르다 또 패배했다”며 “민주당은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에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밀쳐두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더 정확히 말하면, 그런 (대선 패배)과정을 정략적으로 호도하고 왜곡했다”며 “그런 방식으로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 출발부터 그랬으니, 그 다음 일이 제대로 뒤따를 리 없었다”고 비판했다.


문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윤영찬 의원은 “(지선 패배 원인은)’졌잘싸’로 대선 패배의 민심을 오판하고 호도한 채 패자가 승자처럼 행동한데 있다”며 “돌아보면 원칙도, 정의로움도, 감동도, 민주당 다움도 없는 꼼수와 꼼수의 릴레이였다”고 했다.

그는 “송영길 전 대표의 난데없는 서울시장 출마, 종로보선 무공천 원칙을 스스로 깨버린 이재명 상임고문의 계양공천, 쇄신을 둘러싼 당 비대위의 난맥상…” 등을 나열하며 “저를 포함한 우리들의 침묵은 민주당의 사당화를 더욱 가속화 시켰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전 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에서 가장 책임이 큰 분들이다. 사심과 사욕이 아닌 당내 민주주의와 공적 책임감을 부활시키는 것이 선당후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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