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의 근본 축, 안보동맹[기고/신상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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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태 대한민국재향군인회 회장
신상태 대한민국재향군인회 회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한미동맹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1000만 회원의 재향군인회는 한미 양국 정부의 동맹 발전에 대해 적극 공감하고 지지를 표한다. 1953년 10월 1일에 체결된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근거로 출발한 한미동맹은 그동안 혈맹이라는 용어에서 보듯이 ‘군사동맹’의 성격이 짙었다.

이번에 한미 양국 정상은 동맹의 범위를 지금까지의 안보동맹 위주에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행동하고 실천하는 한미동맹’, ‘경제안보 기술동맹의 구축’으로 동맹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70년 한미 동맹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한미동맹의 ‘복원’을 넘어 ‘희망찬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그동안 안미경중(安美經中)이라고 하여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과의 협력에 큰 비중을 두는 용어가 대두되었다. 이로 인해 한때는 국가의 외교안보 전략 기조가 애매모호하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화두인 메타버스나 대체불가토큰(NFT)이 낯설지 않은 용어가 된 지 꽤 되었다. 산업 전반의 구조와 먹거리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키우고 생존하기 위한 차원에서 한동안 경영 분야에서는 ‘피버팅(pivoting) 경영’이 큰 관심을 끌었다. 피벗(pivot)이란 본래 농구나 핸드볼 경기에서 몸의 중심축을 한쪽 발에서 다른 쪽 발로 이동시키는 것을 말하는 용어이다. 즉, ‘축을 옮긴다’는 뜻의 피버팅은 이제 모든 면에서 급속도로 달라지는 외부 환경에 맞춰 방향성을 수정해 나간다는 의미의 용어로 일반화되고 있다.

오늘날 국가안보는 이른바 포괄안보 또는 융합안보 시대다. 전형적이고 고전적인 국가안보인 정치·군사안보 위주에서 지금은 경제, 에너지, 식량, 기후, 사이버, 감염병 등이 단일요소 또는 융·복합적으로 작용해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미동맹도 시대와 상황 변화에 따라 피버팅 되어 적응력을 갖추는 것은 시의적절하다. 다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강한 국방을 중심으로 한 군사안보와 안보동맹은 어떠한 경우에도 그 중심축이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남북 간의 군사적 대치와 북한의 핵무기 개발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인한 도발과 위협이 상존하는 한반도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더욱 그러하다.

재향군인회는 올해 창설 70년을 맞아 변화와 혁신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다. 특히 안보전환기를 맞아 최고 안보단체로서의 정체성 회복을 위해 최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수많은 내외 귀빈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세미나를 연 바 있다. 우리는 새 정부 출범과 더불어 한미동맹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확장 발전해 나가는 것을 적극 지지하며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데 있어서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단, 확고한 안보동맹이 한미동맹의 근본 축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신상태 대한민국재향군인회 회장
#한미동맹#근본 축#안보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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