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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美 “군용기 띄워 분유 수입”… 공급대란에 6·25 국방물자법 발동

입력 2022-05-20 03:00업데이트 2022-05-20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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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분유원료 조달-생산에 개입, 전쟁-코로나만큼 심각하게 인식
전문가 “대란 진정에 최소 8주 걸려”
美휘발유값, 1년전보다 47% 올라… 곡물값 이어 우유-치즈값도 급등
텅 빈 분유 진열대 16일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한 매장의 분유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미국의 심각한 분유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18일 국방물자조달법을 발동해 해외 분유 및 분유 원료 수입을 늘리기로 했다. 뉴올리언스=AP 뉴시스
미국의 분유 부족 사태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휘발유값 또한 사상 최고치로 치솟고 우유와 유제품 가격 또한 급등해 서민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8일 6·25전쟁 당시 군수물자 동원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제정한 ‘국방물자조달법(DPA)’까지 발동하며 정부가 직접 분유 원료 조달 및 생산에 개입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분유 대란을 얼마나 진정시킬지는 미지수다. 아이들에게 분유를 먹이지 못하는 미 부모들의 원성이 극에 달하고 분유를 먹지 못한 일부 아기가 병원에 실려 가는 일까지 벌어졌다.
○ 바이든 “군용기 동원해 분유 수입”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분유 원료 생산 업체들은 다른 어떤 거래처보다 우선적으로 분유 제조사에 원료를 공급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미 안전기준에 부합한 해외 분유 현황을 서둘러 파악하고 국방부 항공기, 민간 전세기 등을 이용해 들여오라”며 민관 합동으로 분유 수입에 총력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자신도 손주가 있는 조부모로서 아기에게 줄 분유를 찾지 못해 걱정하는 미 부모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며 “분유 원료 수입 및 생산을 원활하게 하는 이번 조치가 분유 증산으로 가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1950년 제정된 국방물자조달법은 미 대통령이 국가 안보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특정 상품의 생산, 유통, 조달 등을 강제할 수 있다. 제정 당시에는 무기 등 군수물자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의료물자를 조달하는 데도 쓰였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분유 대란을 전쟁, 코로나19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분유 대란이 진정되려면 빨라도 8주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분유를 구하지 못한 부모와 아이들의 고통이 날로 커지고 있다. 남동부 테네시주에서는 선천성 장 기형 때문에 특수 분유를 먹어야 하는 아기 2명이 이를 구하지 못해 탈수 증세에 시달리다가 응급실에 입원했다.

각종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부 사기꾼은 ‘분유를 판매한다’며 가짜 웹사이트를 만들어 기프트 카드 결제, 계좌 이체, 암호화폐 지불 등을 요구하고 상품을 보내지 않았다.
○ 美 휘발유값 최고가 경신
이 와중에 휘발유 가격까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미국인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 내 평균 휘발유 가격이 처음으로 50개 주 전체에서 갤런당 4달러(약 5000원)를 넘어섰다. 1년 전보다 47.4% 급등한 수치다. 미 50개 주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갤런당 6달러를 넘는 곳도 적지 않다.

산유국 러시아가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등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휘발유, 디젤유 가격이 모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미국의 4월 우유 도매가격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급등했다. 이 여파로 우유, 달걀, 치즈 등 거의 모든 유제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세계적 비료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러시아에 대한 제재 여파로 비료, 연료값 등이 모두 상승하면서 생산비용이 대폭 오른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주산지인 밀 등 주요 곡물의 가격도 급등하고 있어 당분간 농산물 가격 상승이 전체 인플레이션을 이끄는 ‘애그플레이션’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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