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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법원 “용산 대통령실 100m이내 집회 허용”… 경찰 금지조치에 제동

입력 2022-05-12 03:00업데이트 2022-05-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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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저에 집무실 포함은 무리한 해석”… 성소수자단체 행진도 조건부 허용
경찰 “조만간 대응 방침 정할 것”… 전장연 지하철 승하차시위 재개 등
용산집무실 인근 연일 ‘집회-회견’
윤석열 제20대 대통령의 공식 임기가 시작된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태극기와 함께 봉황기가 게양돼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10/뉴스1
경찰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 집회를 금지한 것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상 주변 100m 이내 집회가 제한되는 ‘관저’에 ‘집무실’이 포함됐다고 해석했는데 법원은 이를 무리한 해석이라고 본 것이다.

11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시민단체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무지개행동)이 용산경찰서장을 상대로 “옥외집회 금지 통고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집무실이 관저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법률)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난다”며 무지개행동의 집무실 인근 행진을 허용했다.

앞서 무지개행동은 14일 용산역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이태원광장까지 2.5km 구간을 행진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행진 경로 중 일부가 집시법상 집회가 금지된 ‘대통령 관저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에 해당한다며 행진을 금지했다. 이에 무지개행동은 “관저와 집무실은 다르다”며 법원에 금지 처분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을 구분한 옛 대통령경호법 시행령 등을 근거로 관저와 집무실은 다르다고 판단했다. 단, 행진을 제한 없이 허용할 경우 교통과 경호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1회에 한해 1시간 30분 이내에 신속하게 행진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법원의 이번 결정이 원칙적으로 다른 집회·시위에는 효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법원이 ‘집무실이 관저에 포함된다’는 경찰 해석이 잘못됐다고 판단한 만큼 향후 유사한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유사한 집회에 대한 금지통고를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내부 회의를 거쳐 향후 대응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용산 집무실 인근에선 연일 집회와 기자회견이 이어지고 있다. 11일에도 4건의 기자회견과 1건의 집회가 열렸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맞아 4호선 삼각지역 역사에서 오전 8시부터 기자회견과 삭발식을 진행한 뒤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벌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진보당 등은 집무실에서 100m 이내 거리인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원칙적으로 집시법상 사전 신고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시민단체 빈곤사회연대 회원 100여 명은 오후 2시부터 삼각지역 13번 출구 앞에서 동자동 공공주택 사업 추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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