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결정 동력 사라져” 위기감… ‘전자’ 1분기 매출 78조에도 주가 ↓
재계 “미래 비전 키울 리더십 부재”

○ 계열사 오히려 줄어든 삼성

삼성은 2010년대 중반 이후 화학 계열사를 대거 한화와 롯데 등에 넘기며 ‘선택과 집중’을 모토로 그룹 경영을 해왔다. 그러나 2017년 이후에는 반도체와 배터리 등 그룹 주력 업종에 대해서도 인수합병(M&A)이 거의 없었다. 국내 기업 지분 취득, 신규 설립, 분할 등은 거의 전무했고, 해외에서도 2017년 3월 80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의 하만 인수가 마지막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반도체 M&A 전문가인 마코 치사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상무이사를 영입하는 등 신규 투자 기반을 다지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의시결정 속도가 느려졌다는 평가가 많다.
불투명한 미래로 인한 ‘위기감’은 최근 임직원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단기 성과주의’ ‘비용 절감 급급’ ‘내부 사기 저하’ 등 최근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익명으로 온라인상에서 공유하는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 실적 고공행진에도 부진한 주가

부문별로는 DS부문이 메모리 시장 호황에 힘입어 1분기 매출 26조8700억 원, 영업이익 8조4500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도 프리미엄 시장 전략이 성공하며 매출 48조700억 원, 영업이익 4조5600억 원으로 2013년 이후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냈다. 디스플레이는 1분기 매출 7조9700억 원, 영업이익 1조900억 원을 기록했다.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강문수 삼성전자 비즈니스디벨롭먼트팀장은 “향후 5년간 파운드리 수주 잔액이 지난해 매출의 8배 규모”라며 “5nm(나노미터) 공정은 성숙 수율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최근의 파운드리 수율 문제와 고객사 이탈 논란에 대응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기존 주력 부문에 대한 중국의 추격과 신산업 분야 부진이라는 이중고에 처해 있다”며 “현재 삼성 안팎에서 나오는 여러 우려의 핵심은 지금의 호실적에 안주하지 않고 장기적인 미래 비전을 준비하는 리더십 부재”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