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희 HN노바텍 “세계 첫 해조류 대체육, 반려동물·세계 시장으로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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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28일 11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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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해조류 대체육’을 선보인 스타트업 HN노바텍이 활동 범위를 반려동물 시장으로 넓힌다. 올해 안에 해조류 대체육과 원재료의 대량 생산 설비를 갖추고 해외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사람이 고기를 얻으려고 기르는 소는 먹은 식물을 소화하면서 하루에 약 250ℓ의 메탄 가스를 뱉는다. 지구 온난화를 촉진하는 온실 가스 가운데, 소를 포함한 초식 동물들이 내뿜는 메탄 가스의 비중은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세계 각국은 메탄 가스 발생량을 줄이려 소나 초식 동물을 기르지 않고 고기를 생산할 방법을 궁리했다. 자연스레 대체육에 관심이 모였다.

한국무역협회는 대체육 시장 규모가 2040년경 기존 육류 시장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시장조사기업 CFRA도 2030년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를 116조 원 상당으로 추산한다.

HN노바텍이 만든 해조류 대체육 상품군. 출처 = HN노바텍
HN노바텍이 만든 해조류 대체육 상품군. 출처 = HN노바텍

밀이나 콩, 쌀 등 식물성 재료로 고기의 질감을 재현하고 첨가물, 조미료로 맛을 넣은 ‘식물성 대체육’이 주목을 받았다. 제조 단가가 싸고 만들기도 비교적 쉬운 덕분이다. 세계 대체육 제조 기업들은 원재료, 첨가물과 조미료 연구 개발에 몰두했다. 하지만, 한계가 있었다. 고기의 질감은 재현했지만, 맛은 좀처럼 만들 수 없었다. 원료인 콩이나 밀이 소비자에게 알러지를 일으키기도 했고, 유전자 조작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대체육 스타트업 HN노바텍은 고기 맛을 재현할 방법으로 첨가물이나 조미료가 아닌, 바다 속 해조류가 품은 '아미노산 복합체(ACOM-S)'를 독자 개발했다. 이 분자는 고기의 맛을 내는 성분과 화학 구조가 유사하다. 해조류에서 추출하므로 몸에 나쁜 성분이 없고 알러지를 일으킬 우려도 없다. 원재료 가격이 싼데다 분말 형태라서 다양한 재료에 넣어 여러 형태로 가공 가능한 장점도 가졌다. 물론, 지방과 단백질 등 성분을 자유롭게 조합해 소비자 맞춤형 대체육을 만드는 것도 된다.

HN노바텍은 생선 살에 힘 분자를 넣어 햄버거 패티와 소시지, 치킨 너겟 등 다양한 대체육을 만들었다. 시식회를 열자 1,000명이 넘는 소비자가 대부분 ‘고기 맛과 유사하다’라고 평가했다. ACOM-S의 맛과 경제성이 알려지면서 국내외 대체육 관련 기관과 기업으로부터의 기술 협력 문의가 이어졌다.

HN노바텍이 만든 해조류 대체육 상품군. 출처 = HN노바텍
HN노바텍이 만든 해조류 대체육 상품군. 출처 = HN노바텍

미국과 호주, 일본의 대체육 제조 기업 여러 곳이 HN노바텍으로부터 ACOM-S를 공급 받아서 시제품을 만들고 맛과 향을 시험 중이다. 이 가운데 일부와는 이미 최소 공급 수량과 공급 가격을 협상 중이다. 이스라엘과 유럽의 대체육 기업으로의 ACOM-S 공급도 타진 중이다.

해조류에서 유효 성분을 추출하는 점에서 착안,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 받고 지역 사회와 상생할 방안도 마련했다. HN노바텍은 경상북도 포항 창바우마을과 ‘돌미역 지역 자원을 활용한 소셜 비즈니스 모델 개척’을 골자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창바우마을에서 나는 고품질 돌미역으로는 '돌미역 육포'를 만든다. 그러면 지역 사회는 수익과 상품 홍보를, HN노바텍은 양질의 원재료를 싼 가격에 확보 가능하다. 해양수산부와 함께 전라남도 고흥에서 해조류 계약 재배 시범 사업도 편다.

대체육 제조 기술과 성과를 차근차근 쌓아온 HN노바텍은 2022년 도약을 노린다. 발판은 세 개다. 경기 안산에 세워질 ‘힘 분자 대량 생산 공장’, 대체육 반려동물 식품을 만드는 자회사 ‘PSF’, 그리고 ‘해외 시장 공략’이다.

HN노바텍은 약 30억 원을 들여 ACOM-S 대량 생산 공장을 만든다. 이 공장이 5월에 완공되면 하루에 ACOM-S를 1톤씩 만든다.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 대기업, 공공 기관이나 학교의 식당 급식 납품 물량은 물론, 해외 기업으로의 수출까지 진행 예정이다.

나아가 2023년 5월까지 ACOM-S 생산량을 하루 10톤으로 늘릴 예정이다. 그러면 ACOM-S 뿐만 아니라 자체 상표의 대체육 상품도 HN노바텍이 직접 만들어 판매 가능하다.

HN노바텍의 자회사 PSF가 선보일 반려동물 건강식 상품군. 출처 = HN노바텍
HN노바텍의 자회사 PSF가 선보일 반려동물 건강식 상품군. 출처 = HN노바텍

자회사 PSF의 활약에도 기대가 모인다. 대체육은 반려동물 맞춤형 건강식을 만드는 데 유용하게 쓰인다. 성분 조합으로 칼로리와 콜레스테롤 여부를 조절해 반려동물의 비만, 질병 문제를 막는다. 유전자 조작 없는 천연 성분으로 만드니 안심하고 반려동물에게 줄 수 있다.

HN노바텍은 ACOM-S 제조 기술을 응용해 'ACOM-P'를 만들었다. ACOM-S가 사람이 먹는 대체육 제조 소재라면, ACOM-P는 반려동물을 위해 만든 소재다.

PSF는 일반 소비자용 반려동물 건강식으로 강아지를 위한 '멍한시간', 고양이를 위한 '묘한시간'을 5월부터 판매 예정이다. 올해에는 대형 반려동물 식품 기업에 ACOM-P를 납품하는 B2B 모델도 구축한다.

HN노바텍의 자회사 PSF가 선보일 반려동물 건강식 상품군. 출처 = HN노바텍
HN노바텍의 자회사 PSF가 선보일 반려동물 건강식 상품군. 출처 = HN노바텍

HN노바텍은 포스코인터내셔널과 글로벌 마케팅 업무 협약(MOU)을 맺고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HN노바텍은 해조류 대체육 상표 ‘퍼미트(Permeat)' 상품을 만들어 올해 8월부터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의 시장에 진출한다. 이를 토대로 연 매출을 지금의 네 배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다.

김양희 HN노바텍 대표는 “대체육 소재 기업으로 세계 시장 진출 기회를 적극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글 / 동아닷컴 IT 전문 차주경 기자 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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