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美국무-국방과 24일 회담”… 美고위급 방문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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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공 후 美고위관료와 회담은 처음, “특정한 무기 요청할것… 성과 기대”
푸틴 만나는 유엔총장과도 회동 예정… “러, 우크라 아닌 나라도 점령 원해”
인접국 몰도바 ‘제2의 돈바스’ 우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 수도 키이우의 한 지하철역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 수도 키이우의 한 지하철역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24일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두 달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 정부 고위관료가 우크라이나를 직접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 키이우의 한 지하철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 국무장관,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확실하고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한다. 선물이나 케이크 같은 것이 아닌, 특정한 무기들을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와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지지해 주기를 우리는 기다리고 있다”고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8일 키이우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도 만날 예정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이에 앞서 2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하게 돼 양국 간 평화회담 관련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누가 됐든 전쟁을 시작한 사람이 전쟁을 끝낼 수 있다. 평화협상으로 이어질 수만 있다면 푸틴 대통령과 만나는 것이 두렵지 않다”며 회담을 거듭 제안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과 남부 해안 지역을 완전히 점령하겠다는 2단계 목표를 발표하면서 몰도바의 트란스니스트리아가 ‘제2의 돈바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몰도바는 우크라이나 서쪽 국경을 맞댄 인접국이다. 몰도바 동쪽 국경에 있는 트란스니스트리아 지역은 우크라이나 돈바스처럼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독립을 요구하고 있어 러시아의 다음 목표물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러시아군 중부군관구 부사령관인 루스탐 민네카예프 준장은 “(2단계 목표는) 러시아군이 트란스니스트리아로 나아갈 수 있는 또 다른 출구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해 이 같은 우려를 더욱 부추겼다. 이에 몰도바는 자국 주재 러시아대사를 소환해 항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우크라이나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고 러시아는 다른 나라까지 점령하길 원한다”고 했다.

러시아군이 동부 전선에 전력을 집중하면서 프랑스, 이탈리아, 터키 등 16개국과 유럽연합(EU) 등은 키이우에서 대사관 업무를 재개했다. 영국은 “다음 주 키이우에 대사관을 다시 열 것”이라고 밝혔고, 미국과 캐나다도 키이우에 대사관을 다시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젤렌스키#고위관료와 회담#제2의 돈바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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