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에 대두된 ‘韓 핵보유 필요성’… NYT “국민 71% 찬성”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6일 22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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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가 북한이 지난 24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명령,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을 시험 발사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쳐
북한 조선중앙TV가 북한이 지난 24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명령,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을 시험 발사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쳐
소련 해체 후 90년대 스스로 핵을 포기했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핵보유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 보도했다. NYT는 전날 북한이 남한과의 군사대결 상황에서는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경고한 사실도 덧붙이며 1970년대 미국의 핵우산 안보보장을 대가로 비밀리에 진행하던 핵 프로그램을 중단한 한국이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보며 핵보유 포기가 잘못된 선택이었음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최근 설문(한국리서치 2021년 12월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에서 한국 성인 71%가 핵무장을 지지했다”며 “각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지지하는 남한과 북한이 현재 우크라이나이나 전쟁을 보는 관점은 다르지만 전쟁을 보고 도출해낸 결론은 비슷한 듯 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이 남한에는 핵보유국이 핵 미보유국을 침공했을 때 핵전쟁을 우려한 국제사회가 개입을 회피할 수 있다는 점을, 북한에도 자체적인 핵 억지력의 이점을 보여줘 결국 양측에 모두 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美 동맹 韓, 우크라와 단순 비교 어려워”

NYT는 다만 한국과 우크라이나를 단순히 비교할 수 없다는 점도 덧붙였다. 글로벌 군사력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6위 군사 대국이고 북한은 30위다. 우크라이나(22위)-러시아(2위)와 군사력 우위 정도가 반대다. 한국이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은 동맹이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나토(NATO) 회원국이 아니고 미국과 공식적인 동맹관계가 아니라는 것도 결정적인 차이다.

지난해 한미 국방장관 연례회의 때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시 핵을 포함한 모든 군사적 능력을 동원해 한국을 방어하는 ‘확장된 억제력’을 제공할 것을 재확인한 바 있다. 현재 주한미군 병력은 약 2만8500명 수준이다.
“혼돈의 아프간 철수, 미 동맹국들의 불신 키워”

하지만 미국의 동맹국들도 어느 날 미국으로부터 버림받을지 몰라 안심할 수 없다고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에 주한미군 주둔비용에 상당 부분을 부담할 것을 요구하면서 한국이 미국의 헌신을 의심하게 만들었던 사례를 들었다. 또 지난해 미군의 혼돈의 아프가니스탄 철수도 동맹국들로부터 불신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미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것을 막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인들은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때도 미국이 북한을 억지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들게 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은 북한이 미 본토 및 태평양 내 미 군사기지에 핵 공격을 할 위험이 있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NYT는 봤다.
“미, 韓에 강화된 억제력 제공 필요성 대두”

NYT는 한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한국에 한층 더 강화된 억제력을 제공해 한국의 불안을 해소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 중 하나는 미국과 나토식 핵공유 협정을 맺어 전시상황에 미국의 핵무기를 한국 군사기지에 재배치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워싱턴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제니 타운 선임연구원은 최근 전미북한위원회(NCNK)의 화상 포럼에서 “안보를 둘러싼 우려가 커질수록 한국에서는 스스로 핵억지력을 갖춰야 한다는 요구가 커질 것”이라며 “이 문제는 한미가 근시일 내에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평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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