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수사지휘권 여전히 필요…대장동 특검 검토해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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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3월 23일 10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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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법무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박범계 법무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3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중 하나인 법무장관 수사지휘권 폐지에 대해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중회의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수사지휘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그리고 일종의 책임행정의 원리에 입각해 있다”며 “몇가지 케이스만 가지고 수사지휘권이 행사됐다고 하지만 과거에, 소위 권위주의 정권 때 암묵적 수사지휘가 없었다고 말하긴 어렵다. 그런 차원에서 수사지휘권은 서면으로, 책임성 원리에 따라 4차례 발동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수사하는 검찰은 공정성, 중립성 담보가 더 중요하다”며 “이 부분이 제도적으로 강구되고 검찰의 조직문화가 그에 맞게 개선된다면 당연히 자연스레 수사지휘권 문제는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검찰청이 윤 총장의 공약에 찬성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검찰이야 수사하는 입장에서 ‘수사 잘 할테니 지휘하지 마라, 그런 거 없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 당연한 이치일지도 모르겠다”며 “그렇기에 더욱 수사 공정성을 어떻게 담보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박 장관은 “수사지휘권 제도보다 더 걱정스러운 건 지난 대선 때 여론이 양분됐던, 가장 큰 이슈였던 대장동 수사 등과 관련된 구체적 현안들, 이에 부수된 수많은 선거법 위반 사건들이 많다”며 “어떻게 공정하게 수사할 것인가. 새 정부가 출범하는데 언제까지 분열적 논쟁을 할 것인가 하는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중립성을 지키는 한 방안으로 특검 도입 여부도 검토해볼만하다”고 말했다.

특검의 취지에 대해 그는 “검찰에 의해 내려진 결론이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 한다면 새로운 논쟁으로 지속되고 중립성, 공정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 역사에서 많이 경험했던 개별, 상설 특검으로 조속히 이 논쟁을 종결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직접수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윤 당선인 측의 의견에 대해서는 “새 정부가 직제개편안을 바꾸려고 하면 대통령령이기에 얼마든지 쉽게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어쩌겠나”라면서도 “검찰이 당당한 준사법기관으로 국민 속에 깊이 안착되는 것이 살 길이고 나아갈 길이다. 수사를 많이 한다고 해서 반드시 검찰에 좋은 일일까.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검찰의 예산편성권 확보 문제에 대해서는 “이는 입법사안”이라면서도 “특수활동비 등 예산 집행의 투명성이 담보된다면 예산 편성권에 독립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면서 조건부로 찬성했다.

오는 24일 예정된 법무부의 인수위 업무보고에 대해서는 “대검찰청 문건과 법무부 문건을 보고 받았다. 더 심도있게 잘 정리할 것”이라며 “(인수위) 과도기가 여러 논쟁을 유발할 수 있겠으나 적어도 새 정부가 당선자 뜻과 공약에 따라 법무행정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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