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항체 보유자, 마스크 벗어도 되지 않나요”…전문가 “말도 꺼내지마”

  • 뉴스1
  • 입력 2022년 3월 15일 14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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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오후 대구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많은 시민들이 줄지어 PCR(유전자증폭)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2.3.9/뉴스1 © News1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오후 대구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많은 시민들이 줄지어 PCR(유전자증폭)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2.3.9/뉴스1 © News1
“백신도 맞았고 오미크론 걸렸다 나았는데 마스크 좀 벗게 해줘도 되지 않나요?”

최근 정부가 잇따라 방역 정책을 완화하면서 코로나19 완치된 사람들을 중심으로 ‘노 마스크’ 요구가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은다.

오미크론 유행이 본격화된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총 확진자는 약 341만명에 달한다.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화율이 0.31%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약 340만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됐다 완치된 셈이다.

특히 이들 중 백신 ‘부스터샷’까지 접종을 완료한 이들을 중심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지해 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직장인 김모씨(32)는 “화이자 1, 2차 접종을 마치고 모더나로 부스터샷까지 맞은 뒤 지난주에 코로나에 감염됐다 격리 해제됐다”며 “이정도면 ‘슈퍼 항체 보유자’가 된 것 같은데 완치자들만이라도 마스크 의무를 풀어줘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이제는 마스크도 백신 거부하는 사람들이나 고위험군들만 착용해도 되지 않느냐”, “해외에서도 마스크 의무 폐지하는데 우리도 마스크를 슬슬 벗을 때가 되지 않았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마스크 의무 착용 규정을 해제하는 국가들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지난 8일 하와이를 마지막으로 50개 주 전체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규정을 해제했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영국은 지난 1월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고, 오는 18일부터는 해외 입국자 위치 추적 및 백신 미접종 승객 도착 시 검진 의무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탈리아도 지난달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고, 프랑스는 14일부터 코로나19 방역수칙을 대부분 해제하고 실내 공공시설의 마스크 의무 착용 규정을 폐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은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폐지는 논의조차 아직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부스터샷을 맞고 확진됐다 완치된 사람 중에서도 재감염되는 경우도 나온다”며 “마스크 의무 폐지는 안쓰는 당사자뿐 아니라 주변 가족, 아이, 고령자들까지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미국, 프랑스 등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나라는 마스크를 범죄자나 쓰는 걸로 여기는 문화적 차이도 있기 때문에 빨리 푸는 것”이라며 “5월에서 6월말쯤 상황이 안정화되면 마스크 해제 발표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그때까진 모두를 위해 마스크를 잘 쓰는게 좋다”고 덧붙였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령자,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은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조심해야 할 상황”이라며 “마스크 해제 같은 이야기들이 나올 때마다 확진자가 늘어나는 빌미가 됐기 때문에 논의 자체를 거부해야 한다고 본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부스터샷을 맞고 확진됐다 완치된 사람들만 마스크를 벗게 한다고 하더라도, 가려내는 게 어렵기 때문에 방역 정책 차원에서 실행이 불가능하다”며 “당분간 마스크를 벗는 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남중 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역시 “아직 우리나라는 정점이 어디인지도 모르는데, 최소한 정점은 지나야 마스크 해제에 대해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어 긴장을 늦춰서는 안되는 상황이라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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