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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올림픽에 뜨거웠던 여름, 선수와 함께 웃고 울었던 2021…올해 스포츠 명승부는

입력 2021-12-27 13:41업데이트 2021-12-2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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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올해에도 우리는 스포츠 덕에 행복했다. 분초 단위로 희비가 엇갈리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 속에서 우리는 선수와 함께 뛰고 또 달렸고, 따라 웃고 울기도 했다. 동아일보 스포츠부가 2021 스포츠 명승부와 ‘말말말’을 정리했다.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삼성생명-KB스타즈(3월 15일)

우승트로피를 다시 들기까지 15년이 걸렸다. 삼성생명의 우승으로 끝난 20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은 이변의 연속이었다. 정규리그 4위 팀이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것은 물론 정규리그 승률 5할미만(14승 16패)팀이 정상에 선 것 또한 삼성생명이 처음이었다. 국보 센터 박지수에 대한 철저한 봉쇄작전이 통하면서 멀기만 했던 우승이 현실이 됐다.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준결승 일본전(7월 26일)

단 2.4㎝ 차이로 결승 진출이 갈렸다. 세트 스코어 4-4에서 맞이한 ‘슛오프’에서도 두 팀은 28-28 동점을 기록했다. 슛오프에서는 동점이 되면 과녁 정중앙에 가까운 화살을 쏜 팀이 승리한다. 한국을 구한 건 막내 김제덕(17)의 화살이었다. 김제덕이 쏜 10점 화살이 중심에서 3.3㎝떨어진 반면 일본의 10점은 5.7㎝지점에 박히면서 승부가 갈렸다. 한국은 결승에서 대만을 6-0으로 완파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제덕은 혼성전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2020 도쿄올림픽 수영 남자 200m 자유형 결선(7월 27일)


7번 레인에 선 수영 대표 황선우(18)는 레이스 초반 ‘신 스틸러’였다. 50m, 100m 구간도 모자라 150m구간까지도 줄곧 선두를 지켰다. 박태환을 넘어 200m 첫 올림픽 금메달이 눈 앞으로 다가오는 듯 했다. 마지막 50m 구간에서 힘이 떨어지면서 아쉽게 7위로 마무리하긴 했지만 스프린터로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였다. 수영황제 케일럽 드레셀도 “18세 당시의 나보다 낫다”고 극찬을 보냈을 정도다. 이어 황선우는 자유형 100m에서는 아시아 선수로는 65년 만의 결선 진출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2020 도쿄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준결승 독일전(7월 28일)


40-37 3점의 리드를 안은 채 최종 9바우트에 들어선 오상욱(25)은 순식간에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진짜 실력은 위기에서 나왔다. 냉정함을 잃지 않은 오상욱은 역전을 내주지 않았고 결국 45-42로 55분간의 혈투를 끝냈다. 기세를 탄 한국은 이어 이탈리아와의 결승전에서 한 수 위 기량을 선보이며 45-26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펜싱 어벤져스’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A조 예선 일본전(7월 31일)

한일전 이름에 걸맞게 승부는 최종 5세트까지 이어졌다. 12-14로 패색이 짙던 상황. 레프트 박정아(28)는 연속 공격 득점으로 듀스를 만든 데 이어 직접 경기를 끝내는 데 성공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8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다. 이 대회 뒤 주장 김연경(33)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면서 결과적으로 배구여제의 마지막 한일전이 됐다.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8월 1일)

2m 35. 최고의 무대 올림픽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운 우상혁(25)은 자신도 믿을 수 없다는 듯 포효했다. 왼쪽 가슴 위 태극기를 오른손으로 두드렸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m 39 도전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스스로 “괜찮아”를 외치며 도전 그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뒤 거수경례로도 화제를 모은 그는 “행복한 밤. 아쉽지만 후회는 없다”는 소감을 남겼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 정신을 고스란히 보여준 명승부였다.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 한국-시리아(10월 7일)

캡틴 손흥민(29)이 벼랑 끝에서 극적인 승리를 일궈냈다. 후반 39분 시리아의 오마르 크리빈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1-1이 됐다. 자칫 동점으로 끝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손흥민이 있었다. 후반 43분 프리킥 상황에서 김민재가 헤딩으로 떨어뜨린 공을 침착하게 왼발로 차넣어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필드골을 터뜨린 건 2019년 10월 스리랑카전 이후 2년 만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10월 24일)


2년 만에 국내에서 다시 열린 LPGA투어 대회. 3라운드까지 4타 차 2위였던 고진영(26)은 이날만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따내며 임희정(21)과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따내며 정상에 선 고진영은 이날 우승으로 투어 내 한국 선수 200번째 우승을 완성하기도 했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KT(11월 15일)

1회초 무사 1,2루. 두산 3번 타자 페르난데스가 당겨 친 안타성 땅볼을 KT 2루수 박경수(38)가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역동작 상황에서도 2루에 송구해 4-6-3 더블플레이를 연결했다. 진화에 성공한 KT는 이날 6-1로 승리했다. 기세를 탄 KT는 이후 시리즈 전적 4승 0패로 창단 첫 한국시리즈(KS) 정상에 오른다. 결과적으로 호수비 하나가 시리즈의 흐름을 바꾼 것. 3차전 수비 중 종아리 부상을 당한 박경수는 깁스를 한 채 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영광을 안았다.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 2차전 전남-대구FC(12월 11일)

90분간 7골이 쏟아진 혈투 속에 웃은 건 전남이었다. 후반 37분 전남 정재희(27)가 극적인 왼발 결승골을 넣으면서 4-3으로 승부가 갈렸다. 1,2차전 합계 4-4를 기록했지만 원정다득점에서 앞서면서 전남이 트로피를 들었다. 2부 리그 팀 최초로 FA컵 우승을 차지한 전남은 역시 2부 팀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했다. 이날 나온 7골 역시 FA컵 결승전 역대 최다골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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