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못말린 케이팝의 흥… BTS-블랙핑크 글로벌 대세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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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문화계 결산 〈2〉 케이팝
올해도 최일선엔 방탄소년단… ‘Butter’, 빌보드 차트 10주간 정상
국내 업계는 코로나 직격탄 신음… 최근 17개월 공연 1094건 취소

BTS&블랙핑크
‘한류가 뜬다’, ‘케이팝이 떴다’, ‘빌보드 앨범차트 1위!’….

지난 10년간 한국 대중음악은 여러 차례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간 국내 매체의 헤드라인도 위와 같이 바뀌어왔다. 그러나 2021년과 같은 해는 없었다. 지난해 ‘Dynamite’로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달성한 방탄소년단은 올해 ‘Butter’로 같은 차트에서 무려 10주간 정상을 지켰다. 미국 대중문화의 놀라운 슈퍼 루키에서 명실상부한 대세로 자리한 셈이다.

코로나19는 케이팝에 전화위복이 됐다. 공연장에 가는 대신 휴대전화로 즐길 만한 것 중 가장 재미난 음악 장르로서 세계인의 즐겨찾기 ‘비주얼 맛집’이 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유튜브가 대표하는 ‘보는 음악’의 시대에 무지갯빛 시각 연출, 꾸준한 온라인 소통과 팬 서비스에 특화된 아이돌형 케이팝은 물을 제대로 만났다.

국내 콘서트 업계는 눈물을 삼켰다. 클래식, 연극, 뮤지컬에 비해서도 까다롭게 적용된 방역 지침 때문에 인프라 붕괴 위기까지 몰렸다.

○ ‘원 히트 원더(반짝 히트)’ 아닌 주류로…케이팝, 정상 찍다


케이팝 신드롬의 최전선은 올해도 방탄소년단이 지켰다. 빌보드 싱글차트 정상에 ‘Permission to Dance’와 ‘Butter’(10주간)로 장기 집권하는 한편, 해외 팝스타의 인기마저 견인했다. 영국의 세계적 밴드 콜드플레이가 대서양을 건너 13년 만에 이 차트 1위를 차지하는 데 ‘My Universe’를 합작함으로써 톡톡한 역할을 한 것이다. 연말 미국 스타디움 콘서트에 연인원 20만 명이 찾았고 ‘Butter’는 영국과 미국의 여러 음악 매체에서 올해 최고의 노래로 꼽혔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올해의 아티스트’ 트로피를 받는 파란도 일으켰다.

여성 그룹의 약진도 돋보였다. 빌보드 앨범차트에서 블랙핑크가 2위, 트와이스가 3위까지 차지하며 ‘코리안 인베이전’을 다각화했다. 블랙핑크는 지난해 넷플릭스에 이어 올해에는 디즈니플러스에도 새 독점 다큐멘터리 영화를 상영함으로써 글로벌 플랫폼의 최전선에 섰다.

케이팝 CD 판매량은 6000만 장을 상회하며 지난해보다 30% 증가했다. 100만 장 이상 팔린 CD가 지난해 6종에서 올해 10종으로 늘었다.

○ 국내 콘서트 업계는 고사 위기…형평성 논란 여전

한편으론 외화내빈이었다. 소수의 초대형 아이돌 그룹이 이끄는 충성도 높은 팬덤이 스포트라이트 속에 시장을 이끄는 동안, 업계 전반은 주춤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공연계 타격이 막대했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대중음악계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하락했다. 지난해 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1094건의 공연이 취소됐다. 피해액은 1844억 원대로 추산된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음악 공연 분야 매출은 2019년 대비 90% 이상 급감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음향, 조명, 악기를 대여하거나 운용하는 공연 산업 기반 설비 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하거나 휴업, 폐업에 돌입했다. 클래식 공연이나 뮤지컬과 달리 대중음악 콘서트는 감염병예방법상 ‘집합·모임·행사’로 분류돼 개최하는 데 큰 제약을 받았다.

고기호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부회장은 “힘든 한 해였다. 이것이 (고난의) 끝이 아니라는 게 안타깝다”면서 “방역 지침 준수하에 공연 개최와 참석 여부를 기획자와 관객이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을 방역당국이 어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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