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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野 ‘울산 회동’ 18일 만에 막장 집안싸움… “이런 장면 난생처음”

입력 2021-12-22 00:00업데이트 2021-12-2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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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대통령선거가 2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는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선대위 집안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이준석 대표가 그제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언론 보도에 대한 공보단의 기민한 대응을 주문하자 공보단장인 조수진 최고위원이 “난 (윤)후보 말만 듣는다”고 반발하면서 사달이 났다. 당내에서도 “이런 장면을 살면서 본 적이 없어 깜짝 놀랐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선대위 수뇌부의 난맥상이 드러난 것이다.

조 최고위원은 회의 직후 사과한 뒤에도 몇몇 기자에게 가로세로연구소 서포터스 유튜브 영상 링크를 보냈다. 유튜버 ‘목격자K’가 선대위 회의에서의 이 대표 발언을 비방하는 내용을 담은 영상이었다. 이에 격분한 이 대표는 “사과 같지도 않은 사과를 보니 기가 찬다”며 선대위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조 최고위원도 선대위 공보단장 등에서 사퇴했다.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울산 회동으로 선대위 출범에 합의한 지 18일 만에 선대위가 파행을 맞은 것이다.

이번 사태는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 간 개인적 갈등 차원을 넘어 윤석열 선대위의 지리멸렬한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윤 후보 측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대표가 선대위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선대위 출범은 한 달 넘게 지연됐다. 이후 선대위가 가동되긴 했으나 실제로 윤 후보 직속 사단과 ‘김종인 사단’ ‘김한길 사단’ 등으로 갈라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묵은 ‘파벌정치’가 되살아난 분위기다.

지금 윤석열 선대위는 공룡처럼 덩치가 커진 상태다. 대선 이후 논공행상으로 한 자리씩 챙기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어서다. 기능과 역할 조정도 없이 사람만 늘어나니 실속도 없는 회의만 빈번해졌다는 자조 섞인 평가가 나올 정도다. 상대적으로 높은 정권교체 여론만 믿고 과거의 기득권에 안주해 자리다툼만 하는 ‘웰빙 정당’의 고질병이 다시 도진 듯하다.

이번 사태를 지켜본 윤 후보의 대응도 지나치게 안이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사태 초반엔 “그게 바로 민주주의 아니겠나”라고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뒤늦게 조 최고위원에게 이 대표를 찾아가 사과하라고 했으나 이 대표의 선대위 직책 사퇴를 막지 못했다. 선대위 내부에서 비전·정책과 전략을 둘러싼 활발한 토론은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조롱이나 비방까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선대위의 기강 문란과 기능 혼선 등 운영상 문제가 있다면 윤 후보가 직접 나서서 조정하고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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