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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김종인 野선대위 접수 ‘선거 뒤엔 나 몰라라 퇴장’ 반복되나

입력 2021-12-06 00:00업데이트 2021-12-0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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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를 방문해 윤석열 대선 후보를 만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제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오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한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킨다. 윤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된 지 1개월 만이다. 김 총괄선대위원장은 윤 후보가 밝힌 대로 “대통령 선거일까지 당무 전반을 통할 조정하며 선거대책기구를 총괄하게” 된다. 당과 선대위에 걸쳐 ‘원톱 사령탑’으로서 윤 후보 선거운동의 사실상 전권을 행사하는 셈이다.

김종인 총괄위원장 체제가 구축되면서 그간 지속된 내부 분란과 혼선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준석 대표의 잠행 소동 끝에 내홍 사태를 극적으로 봉합한 배경에는 윤 후보 지지율이 정체를 넘어 하락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을 두고 당내에선 ‘노욕의 정치기술자’ ‘희대의 거간 정치인’이란 비난까지 나왔던 터다. 당 안팎에선 잠복했던 갈등이 언제 다시 터져 나올지 모른다는 걱정이 여전하다.

여야를 넘나드는 김 위원장의 화려한 선거 지휘 이력은 ‘킹메이커’ ‘차르’라는 별명에서 드러난다. 2012년 대선에선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2016년 총선에선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2020년 총선에선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 올해 4·7재·보선에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온전히 자기 뜻대로 조직을 틀어쥐고 그에 반하는 일엔 단호히 선을 긋는 특유의 뚝심과 승부사 기질은 대체로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그는 늘 정치권이 선거 때만, 위기 때만 찾는 인물이다. 선거가 끝나고 위기가 지났다 싶으면 그는 자의든 타의든 소속 정당을 떠났다. 그래서 그가 내놓은 정책 공약도 유야무야되기 일쑤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 후 사실상 폐기된 경제민주화 공약이 대표적이다. 이번에도 그의 선거 후 역할은 미지수다. 윤 후보가 당선된다면 김종인표 색깔은 새 정부 국정으로 이어질지, 윤 후보가 낙선한다면 국민의힘 노선으로 남을지도 의문이다. 그러면 또다시 책임 없는 임시직 책략가에 매달린 우리 정치의 얕은 수준만 드러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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