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1차장에 ‘자주파’ 박선원…남북 교착속 대북통 전진배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26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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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장에 천세영-기조실장 노은채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차관급인 국가정보원 제1차장에 박선원 국정원 기획조정실장(58)을 내정했다. 국정원 제2차장에는 천세영 국정원 대공수사국장(54)을, 기획조정실장에는 노은채 국정원장 외교안보특별보좌관(56)을 발탁했다. 대북통을 전진 배치해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 진전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대북업무와 해외업무를 담당하는 제1차장에 지명된 박 신임 차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을 지내며 당시 국정원 3차장을 지낸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을 물밑에서 추진했다. 서 실장의 측근을 1차장에 임명하자, 박지원 국정원장 견제용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 차장은 또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을 지낸 서주석 국가안보실 1차장과 함께 ‘자주파’로 꼽힌다. 2017년 대선에서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자문그룹 핵심 인사로 활동했고 대선 뒤 주상하이 총영사를 맡았다가 스스로 그만두고 귀국했다. 지난해 국정원의 조직관리와 예산을 총괄하는 핵심 요직인 기조실장에 임명됐다.

일각에서는 대북업무를 담당하는 박 차장의 안보관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차장은 2010년 4월 천안함 침몰이 북한 잠수함의 어뢰 공격 때문이 아닌 선체 결함 때문에 침몰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김태영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고소당한 바 있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박 차장은 안보 전략가로서의 식견은 물론 개혁적 마인드와 추진력을 갖추고 있어 대북 현안 해결 및 남북, 북-미관계 돌파구 마련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만 했다.

천 신임 제2차장은 1992년 임용 이후 줄곧 수사업무에 매진해 온 대공 수사 전문가다. 박 수석은 “진행 중인 대공 수사권 이관 업무를 차질 없이 수행하고 방첩·대테러 등 제2차장 소관 업무를 훌륭히 이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노 신임 실장은 국정원의 과학정보·방첩·감사 분야 및 북한부서장 등을 두루 거쳐 국정원 내부 상황에 정통한 인사로 꼽힌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정원 내부 출신 인사들을 발탁한 것은 정부 임기 말 조직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기강을 확립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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