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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확진 9명에 8만명 격리… 공포 조장”, 中의료진 ‘제로 코로나’ 정책 공개 비판

입력 2021-11-24 03:00업데이트 2021-11-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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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청두시 의사 3명 서한 보도
“휴대폰 빅데이터 부적절하게 사용
현재 조치 지속가능한지 숙고해야”
중국의 주요 보건학자 3명이 자국 당국의 초고강도 ‘제로(0) 코로나’ 정책을 이례적으로 공개 비판했다. 중국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특정하고 격리 조치 등을 하는데, 대상이 너무 광범위해 쓸데없이 대중의 공포만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쓰촨성 청두시 화시병원의 천푸쥔과 리자위안, 왕촨 등 의사 3명은 최근 “(청두시의 코로나19 방역 조치는) 의료 자원을 낭비하고, 대중의 공포를 불러일으키며, 정상적인 일과 삶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FT는 의사들이 8일 보낸 한 서한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화시병원은 중국에서 규모 1, 2위를 다투는 종합병원이다.

청두시는 지난달 말부터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자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코로나19 확진자가 있던 곳에서 반경 800m 내에 10분 이상 머물렀던 사람에게 자가격리 3일과 코로나19 2회 검사 의무를 부과하는 조치를 도입했다. 시행 사흘 만에 청두시 공안은 확진자 9명 주변에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8만2000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중국은 내년 2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각지에서 비슷한 방역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후난성 창사에서는 확진자 주변에 있던 것으로 판명되면 7일에 걸쳐 3회의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격리가 풀린다.

의사들은 서한에서 코로나19가 우리 곁에 머무르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이 같은 방역 조치가 지속 가능한지 숙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밀접접촉자) 조사의 범위에는 한계가 있어야 한다”면서 “지방 공무원들이 팬데믹과 싸운다며 빅데이터를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FT는 “중국 정부의 방역 대책에 대한 대중의 비판은 검열과 보복에 대한 공포 탓에 심각하게 제한돼 왔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의사들의 비판은 전염성 높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속출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고수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마주한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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